나약한 일본청소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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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정부는 일본청소년의 장래를 몹시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고있다.
최근 총리부가 낸 「청소년문제연구조사보고서」에서도 『일본의 청소년은 개인생활을 중시하는 반면 공공심이 희박하고 거기에 자립심도 없고 나약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일본 총리부는 『현 상태대로 계속 나간다면 일본청소년들은 의타심이 더욱 강해져 자기의 의견을 주장하지 못하는 젊은이들로 가득차게 될 것』이라고 걱정이다.
이들은 공원에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다른 사람이 폭행을 당해도 애써 못본채 한다.
일을 하는 목적도 여가나 취미생활을 충실히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
그러니 일에 보람을 느끼지도 않는다. 능력주의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에 취직에 대한 기대감이나 취직후의 충실감이 적다.
불만이 많아질 밖에 없다. 6할 정도의 청소년이 사회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고 자기가 하는 일도 사회가 억지로 맡겨 하는 수 없이 한다고 생각한다.
온실속에서 자라왔고 형제수가 적어 인간관계를 스스로 조정해 나가는 훈련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기의 의견을 확실히 말할 자신을 잃고 장래 자기가 남편으로, 아버지로, 직장인으로서 잘해 나갈 수 있으리란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 자신이 없으니 자립심도 없고 일단 좌절하면 그대로 무너져 버린다.
뿐더러 일본사회가 학력위주, 연공서열, 종신고용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일류교에 들어가기 위해 개인이나 가정이 시험지옥에 시달린다.
결과적으로 청소년들은 핵가족 등 소집단에서 자라 교제범위가 좁고 나약하며 자립심 없는 이기적 인간으로 성장하게 된다.
일본정부가 2세 국민들의 장래를 걱정하게 될 만도 하다. 오늘의 현실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이들과 다르리란 보장이 있을지 적이 걱정이 된다.

<김두겸 동경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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