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하고 안전한 출동"의 바람 걸린 한 수 한 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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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언제부터인가 서울의 승차 난은「전쟁」으로 표현되고 있다. 서울시의 교통행정이 갈팡질팡하고 있는 사이에 차 한번 타려면 시민들은 싸움터의 명사만큼이나 사력을 다해야 한다.
외국관광객이 김포공항에 내리면서 발끝으로 겪는 첫 번째 고통이 승차 난.
떠나면서 남기는 말이 한결같이『「택시」타기 힘들었다』는 푸념이다.
그래서 서울의 교통전쟁은 세계적 명물로 평판이 났다. 시민들은 승차 난뿐 아니라「불친절하고 지저분하고 불안」한「택시」때문에 차를 타고도 편안치 않다.

<정류장은 싸움터>
서울의「택시」는 하루 평균 4백50km이상 달리지 않으면 운전사의 수입이 보장되지 않으니 누가 뭐라 해도 달려야 한다. 합승행위를 해야하고 교통규칙도 적당히 위반하며 과속으로 달려야만 일당이 떨어진다고「택시」운전사들은 강변한다.
이 같은 고질과「택시」운수업의 소위 지입 제에서 오는 갖가지 부조리를 함께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등장한 것이 개인「택시」다. 개인「택시」는 76년에 1백대,77년에 3천2백69대, 올해 7천63대가 면허돼 현재 모두 1만9백86대가 운행되고 있다. 일반「택시」l만3천6백64대를 포함한 서울「택시」2만4천6백50대의44.5%. 올해 승차된「택시」8천5백9대의 83%가 개인「택시」였고 나머지 17%인 1천4백46대만이 일반「택시」였다.
서울시는 개인「택시」와 일반「택시」의 비율이 50대인이 될 때까지 계속 개인「택시」의 숫자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는 개인「택시」가 일반「택시」보다「서비스」가 줄고 교통규칙을 잘 지키며 차를 청결히 하기 때문이다.
「회사 차」가 아닌「내차」라는 인식 때문에「택시」사고의 주요원인인 난폭 운전을 덜한다는 잇점을 살리자는 것이다.

<급한 건「버스」증차>
개인「택시」의 면허자격요건을 비 사업용 6년, 사업용 3년 이상 무사고 운전사로 제한하고, 타인운전을 염 금하는 대신 세제상의 특혜를 주는 것도 개인「택시」의 강점을 살려나가기 위한 조치다.
이 때문에 개인「택시」에는 대 당 2백50만∼3백 만원의 웃돈이 붙어있고 면허추첨은 항상 3∼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최근에는「에어컨」까지 설치한 개인「택시」가 등장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이 같은 강점을 지닌 개인「택시」를 포함, 「택시」를 대량 증차해도 시민들의 승차 난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 서울시는 연초『「택시」타기 힘들다』는 여론에 따라 올해「택시」1만대 증차라는 용단을 내렸다. 이 가운데 8천5백9대가 이미 풀렸고 나머지 1천4백91대도 연내로 풀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택시」의 물량공세가 반드시 현명한 것은 아니었다는 이론이 있다. 대중교통수단인「버스」를 대량 증차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로 율 너무 낮아>
현재 서울의 도로 율은 선진국 도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9%.도로면적은 너비4m짜리 까지 합쳐 45.7평방km이다. 여기에 매일 5천대의「버스」와 2만대의「택시」(개인택시3부제·일반택시15부제)가 하루 연 교통인구 1천60만 명을 수송한다.
차종별로 보면 5천대의「버스」가 전체교통인구의 64%인 6백78만 명,「택시」가 19%인 2백만 명을 수송하고 지하철이 61만, 기타가 1백21만 명을 맡는다.
이에 비해 도로점유율은「택시」·자가용 등 소형차량이 80%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20%를「버스」와 화물차가 차지하고있다. 다시 말하면「택시」등 소형 승용 차량은「버스」의 4배에 해당하는 도로를 점유하면서 수송능력은 고작「버스」의 3분의1도 안 된다는 불합리한 결과를 빚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택시」를 늘리면 늘릴수록 더욱 심각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은 차 타기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서울시는 지난해「당면교통대책」이라고 해서 교통난을 가중시키는 42개 항목을 지정, 하나하나 제거시키는 작업을 펐다. 지난1월에는 「총력교통체제」라고 해서 교통난을 완화시키는 1백61개 실천지침을 마련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갈수록「버스」타기도,「택시」타기도 힘들어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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