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4)함춘화시절|의사회조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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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902년 우리나라로서는 처음으로 19명의 의사가 배출되었고,이어서 1903년 13명,1906년 4명,1907년 13명이 사회에 진출하자 이들은 공동보조를 취해야할 필요성을 느꼈음이라. 더우기 1908년에는 대한의원에서 5명이, 그리고 「세브란스」에서 8명의 졸업생이 나오자 의사들의 모임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기록이 없어서 정확히는 알수 없다. 그러나 1908년11월15일 한국의사연구회가 창립된것으로 보아 우리 의료계 선각자들의 당시 움직임이 눈에 선하다.
초대회장에는 김익남(구한국군2등군의원) ·부회장에 안상호(관립의학교관) ·총무에 유병비 (대한의원의원)제씨가 각각 선출되고 매월1회씩 연구발표회를 가졌다고 전해진다.
이것이 우리나라 의사모임의 효시다. 따라서 지금의 사단법인 대한의학협회는 이때부터 그 근원이 시작되었다고 하겠다.
그러나 1910년8월 치욕적으로 한일합방이 되자 일제는 이 의사연구회를 강제 해산시켰다. 다른 사회단체들도 마찬가지였다. 2년도 채 되지않아 강제해산의 비운을 맞은 의사모임은 한동안 중단되지 않을 수 없었다.
단지 일인의사들이 중심이된 조선의학회만이 허용되었는데 원래 이 단체는 1908년1월24일 제한일본인 의사들이 구성한 한국어학회를 이어받아 1911년4월29일에 조선총독부의원에서 발족한 것이다.
일제의 눈치를 살피며 개별적으로 끼리끼리 모이던 한국인의사들은 드디어 숙원의 경성의사회를 결성하는데 성공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국인 의사19명의 발기로 이루어졌다.1915년12월1일의 일이다.
이것이 지금 서울시 의사회의전신이다.
창립총회에서 회장에는 안상호씨 (일본자혜의전출신) , 부회장에는 박종항씨(일본천엽의전출신)가 각각 선출되었다.
그러나 일제의 감시와 간섭은 극심했다.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는 선배를의 말이다.
그러다가 3·l독립만세사건이터지자 일제의 탄압은 날로 심해지더니 1922년 조선총독부는 드디어 한국인만의 한성의수회를 해체해버리고 경성의사회(1912년 서울거주 일인의사들이조직)에 통합하라고 강권을 발동하기 시작했다.그렇다그 한국의사들이 순순히 말을 들을리없다.
1930년9윌20일 우리들은 다시 모였다.모두 결의가 대단했다. 민족적 감정으로 똘똘뭉쳤다.
일제의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조선의사협회 제1회 전국총회를 열었다.해마다 학술대회를 개최키로 하고 기관지 「조선의보」 발간을 결의했다. 회의장소는 「세브란스」 의전 강당이었다.
그때 선출된 임원은 다음과 같다.
간사장-박계양
서무부간사-유상규 구영숙 조영성 고영목 이선근
경리부간사-김동익 안종서 백린제 심호섭 신필호 신룡균
사회부간사-윤일선 박계양 이용설 이갑수 전일준
그러나 이 조선의사협회도 창립9년만에 조선총독부의 강압에 견디지 못하고 해산되고 말았다(1939년11월) .
일제는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자 발악을 했다.1944년11월17일 조선의료령을 제정 공포, 한일합동으로 전국적인 규모의 「조선의학회」 라는 어용단체를 만들어 우리 의사들을 전쟁터에 끌어내는데 혈안이 되었다.
그리고 경기도를 비룻해서 전북·전남·경북에 어용의사회를 조직했는데 경성의사회는 경기도의사회 산하에 두었었다.
그러다가 8· 15해방을 맞았다. 감격과 기쁨에 들뜬 의사들도 다시 모여 건국의 대열에 합류했다. 1945년8월17일 4백여명의 의료인이 휘문중학교 강당에 모여 전국규모의 건국의사회를 조직하고 위원장에 이용호씨를 선출했다.
이와는 별도로 외과대학 교수들이 중심이 된 조선의학연구회가 창립되어 (45년9월19일) 윤일선씨가 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당시 여론은 혼란기 의료계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 이 두 단체가 통합되기를 갈망했다.
그래서 조선의사회 (45년12월9일) , 의사단체 중앙회창립준비위원회 (47년4월7일) 를 거쳐 드디어 조선의학협회 창립총회가 47년5월10일 서울의대 강당에서 열리게 된것이다. 선출된 임원은 회장 심호섭,부회장 김오선·최상채, 의장 김주상,부의장 정구충씨였다.
한편 서울시의사회는 45년12월21일 YMCA강당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위윈장 백인제,부위원장 박용래·이병남씨를 선출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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