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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박원순, 이기는 쪽이 단숨에 '대선 후보' 점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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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광역단체는 모두 17곳이다. 이 중 6·4 지방선거에서 ‘빅7’으로 꼽히는 승부처가 있다. 서울·경기·인천·강원·충북·부산·광주. 이곳의 승부가 전체 판세와 직결된다는 것이 여야의 진단이다. 향후 정국의 흐름을 좌우할 수도 있는 지역이다.

 ◆상징성 큰 수도권 3곳=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맞붙은 서울은 상징적 지역이다. ‘소통령’ 선거로도 불린다. 승자는 유력한 대권 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 반면 패자는 그만큼 잃을 게 많다. 막판 선거전이 치열한 이유다. 정 후보는 ‘농약급식’으로 박 후보를 맹공하고 있다. 반면 박 후보는 ‘아이들을 정치도구화하고 있다’고 맞대응했다. 새누리당은 “조금씩 공격이 먹히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막판 네거티브는 역효과만 부를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수도권 승패를 결정할 바로미터인 경기는 ‘남의 집토끼 뺏기’ 경쟁이 치열하다.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는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던 ‘쇄신파’다. 반면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는 중도 성향이다. 2012년 총선 때 ‘정체성(야성) 미달’로 공천도 못 받을 뻔했다. 그래서 “여야 후보가 바뀐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김 후보 측은 “20대에서 은근히 남 후보 지지가 많이 나온다”, 남 후보 측은 “김 후보에 대한 50대의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우려한다.

 선거전략도 상대 지지층을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 후보는 “젊은 도지사가 청년 전용 임대주택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김 후보는 “경제부총리 출신이 경기도 경제를 살리겠다”고 여당 후보 같은 슬로건을 내걸었다.

 인천은 ‘박심’의 가늠자다. 송영길 새정치연합 후보에 맞선 새누리당의 카드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정복 후보다. 유 후보는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협조를 가장 잘 얻을 후보”라고 강조한다. 반면 송 후보는 “대통령 눈치를 보는, 대통령을 위한 시장은 필요 없다”고 반박한다. 친박 차출론을 주도한 청와대와 수도권 수성에 실패한 야당 중 한 명은 상처가 불가피하다.

 ◆정국 분수령 부산·광주=정국의 풍향계가 될 지역이 부산과 광주다. 친박인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부산은 새누리당이 영남을 수성할 것이냐가 관전포인트다. 만약 야권이 영남의 심장 격인 부산에 교두보를 확보한다면 상당한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광주는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윤장현 후보가 무소속 강운태 후보에게 패한다면 안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질 게 분명하다. 반대로 윤 후보가 승리하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친위체제를 확대하는 데 힘을 받을 수 있다.

 ◆전체 성적 가를 충북·강원=17개 전체 성적표를 좌우할 곳으로 초박빙 양상인 충북·강원이 꼽힌다. 충북의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와 새정치연합 이시종 후보는 삶의 궤적이 상당 부분 겹친다. 둘 모두 충주가 고향에 청주고 39회, 행시 출신이다. 2008년 총선 때는 충주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꺾고 승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후보가 2010년 충북지사에 출마하며 충주 지역구를 내놓게 되자 윤 후보가 보궐선거에서 지역구 의원 자리를 물려받았다.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옥천을 포함한 충주·단양 등 여당 강세 지역과 야당 우세 지역인 청주 일대의 결집력이 관건이다.

 강원은 강릉 최씨 문중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새정치연합 최문순 후보는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려면 도정의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는 정당 지지율을 업고 추격전에 나선 상태다. 영동·영서의 투표율이 변수다. 최문순 후보는 춘천 출신(영서), 최흥집 후보는 강릉 출신(영동)이다.

글=채병건·강태화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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