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산 석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지난 76년8월 향항의 구룡쪽 큰길가에 주유소가 하나 새로 생겼다. 겉으로는 신기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저 보통 주유소보다는 설비가 크다는 게 다를 뿐이었다.
사실은 이게 세계최초의 중공산 「가솔린」의 주유소였다.
지금 중공산 석유는 소리 없이 온 세계에 퍼져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지난해에 5만이나 틀어왔다니 깜짝 놀랄 일이다.
중공산 석유의 대외수출은 73년부터 그것이 이젠 본격화된 모양이다. 그 전까지는, 향항 시장에서 만도 중공산 석유는 3%밖에 나돌지 못했다. 지금은 40%가 넘는다.
일본도 지난 75년에 7백80만t이나 수입했다. 북한은 74년에만도 1백만t이나 중공산 석유를 썼다.
이밖에도 「필리핀」·태국·「베트남」등에도 중공 산이 수출되고 있다. 앞으론 호주· 「브라질」에까지 뻗칠 모양이다.
『중공의 원유생산량은 73년에 5천만t이 달했다』고 주은래가 밝힌 적이 있다.
이 말을 그대로 믿은 사람은 드물었다. 10년전에는 60만t 밖에 안됐던 것이다. 매장량도 l7억t이 고작이라는 추계였었다.
당시에는 중공의 원유 주산지는 옥문·독산자·「크라마이」등 거의 서북부의 변경지역에 한정되어 있었다.
지금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미·중공관계 전미위원회의 통계로는 육 지하매장량만도 1백억t이나 된다.
여기에 또 「오일·셸」의 매장량이 3천5백억t이나 된다. 그 중의 석유함유량을 평균 6%로 잡는다면 여기서도 2백억t 이상의 석유가 나온다.
이 밖에도 중공연해바닥에 깔린 해저유전에서도 2백억t이 매장되어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줄잡아 5백억t의 원유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산유량도 해마다 달라지고 있다. 지난75년에 미 의회합동경제위원회에서 「험프리」위원장은 『80년에는 중공의 원유생산량이 2억t 이상으로 될 것이며, 그러면 「사우디아라비아」「이란」미국 소련과 함께 5대 산유국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 가서 중공의 입김이 얼마나 더 강해질는지 짐작할 만도 하다. 같은 중공 산이라도 품질은 서로 다른 모양이다. 대경 유전 것은 유황분이 가장 적고 승리유전 것은 유황분이 좀 많다고 한다.
현재 일본에 수입되는 원유는 대경 것이라지만 우리는 어느 유전 것을 들여왔는지 궁금하다. 더욱 궁금한 것은 값이다. 한결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지난75년 북한에 5「달러」로 팔던 석유를 같은 「배럴」당 일본에는 12「달러」10「센트」씩, 「필리핀」에는 7「달러」50 「센트」씩 팔았다. 제발 이보다 비싸지나 말았으면 싶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