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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가 안 닦였네요,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칫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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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캠핑 매니어인 회사원 이정섭(40)씨는 지난달 스마트폰과 연결해 쓸 수 있는 소형 빔 프로젝터를 구매했다. 캠핑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던 옆 텐트를 자녀들이 부러워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소형기기 하나로 실내뿐 아니라 집 밖에서까지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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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조연’ 역할에 머물렀던 관련 제품들이 정보기술(IT) 업계의 새로운 ‘주연’으로 떠오르고 있다. 줄·고리·가죽케이스 같은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다.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음악·영화 등을 큰 화면과 좋은 음질로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유무선 기기들, 사진과 문서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모바일 프린터, 빔 프로젝터 같은 ‘앱세서리’다. 앱세서리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액세서리의 합성어로 스마트 기기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주변기기를 뜻한다. 특히 여행·캠핑 등 야외활동이 잦은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포터블’ 앱세서리들이 각광받고 있다.

 구글이 최근 발매한 ‘크롬캐스트’는 스마트폰의 영상 콘텐트를 TV로 옮겨주는 제품이다. 국내 출시한 지 한 달도 안 돼 판매량이 2만 대에 이른다. 크롬캐스트는 마치 USB처럼 생긴 길이 5.1㎝의 작은 기기다. 가격도 4만99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크롬캐스트를 TV의 HDMI 단자에 꽂기만 하면 일반 TV도 순식간에 스마트 TV로 변신한다. 유튜브·티빙 등의 동영상을 TV로 볼 수 있게 해준다.

김현유(미국명 미키 김) 구글 상무는 “크롬캐스트는 미국에서도 아마존닷컴 전자제품 판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지난달 28일 ‘스마트 미러링’을 출시했다. 스트리밍 방식의 동영상은 물론 스마트폰 안에 저장된 동영상이나 사진까지도 모두 TV로 전송할 수 있다. 가격은 5만원대.

빔 프로젝터를 스마트폰과 연결해 벽을 스크린 삼아 애니메이션을 관람하는 모습. 전원을 빼더라도 최대 2시간까지 재생할 수 있다. [사진 SK텔레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바로 인화해 나눠줄 수도 있다. LG전자에서 올 1월 출시한 ‘포켓포토2’는 세계 최소형의 모바일 프린터다. 마치 10년 전 유행했던 즉석 스티커 사진을 인화하듯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인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스마트폰과 비슷한 크기에 무게도 220g 수준이라 파우치·클러치백 등 작은 가방에 넣어 다녀도 부담이 없다.

모바일 프린터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일단 제품 덮개를 열어 잉크가 내장된 전용 인화지를 넣는다. 그 다음 제품 오른쪽에 있는 전원 스위치를 켜고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한다. 그 후 전용 앱으로 사진을 뽑으면 된다. 몇 장을 뽑을지, 어떤 모양으로 뽑을지 등도 추가로 설정할 수 있다. 한 번 충전하면 30장까지 뽑을 수 있다. 가격은 14만9000원이다.

 꼭 휴대용이 아니더라도 요즘 나오는 프린터 중에는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이나 블루투스를 이용해 사진·문서 등을 프린트할 수 있는 기기들도 있다. ‘근거리 무선통신(NFC)’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프린터에 갖다 대기만 하면 출력이 가능하다. 블루투스 기능을 갖춘 스피커가 있으면 선으로 연결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지하철 퇴근길에 이어폰으로 듣던 음악을 집에 도착해 오디오시스템으로 자연스럽게 이어 들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어느 곳이나 회의실 또는 교실로 변신시켜 주는 당구공 크기의 모바일 프로젝터도 인기다. SK텔레콤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스마트 빔 아트’는 가로·세로·높이 모두 4.6㎝인 정육면체 모양에 무게는 129g에 불과하다. 별도 설정이 필요 없이 스마트폰과 연결하고 전원을 켜자마자 화면과 음성이 그대로 전송된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4시간 정도 걸린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8만 대에 달했다.

 앱을 이용해 스마트해진 칫솔도 있다.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4’에서 공개된 ‘콜리브리 스마트칫솔’은 이름대로 양치질 상태를 알려주고 올바른 양치 습관을 기르도록 돕는 ‘똑똑한’ 칫솔이다. 스마트폰에 콜리브리 앱을 내려받고 칫솔을 무선으로 연결하면 된다. 양치질을 하면 칫솔은 이나 잇몸의 어느 부위에 어느 정도 힘을 가해 얼마나 오랫동안 접촉했는지 스마트폰으로 전달해 준다. 제대로 닦지 않은 부위도 콕 짚어준다. 앱이 시키는 대로 성실히 양치질한 사람에겐 칭찬 점수도 준다. 가격은 100~200달러(10만2000~20만4000원) 수준이다.

 앱세서리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주변기기 시장은 앞으로도 진화를 거듭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10년 2445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는 내년 1조9491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주변기기 시장은 스마트 기기의 발전에 뒤따르는 ‘애프터 마켓’이기 때문에 히트 상품이 나올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특히 스마트 시계나 스마트 안경 등 신종 웨어러블(입는) 기기의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관련 주변기기 시장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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