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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2 테두리는 금속, 이름도 새길 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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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삼성·LG 등 대기업이나 애플 등 외국계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선 사용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만 했다. 제조 과정이 까다로운 메탈 소재를 선택한 것은 팬택의 승부수다.”

 팬택의 미래를 좌우할 전략 스마트폰 ‘베가 아이언 2(아이언2)’의 디자인·개발을 총괄한 문지욱(51·사진) 부사장은 “약 1년여간의 연구 끝에 나온 엔드리스 메탈은 팬택의 얼굴”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언2는 국내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중에서 유일하게 ‘엔드리스 메탈(끊김 없이 이어진 금속테두리)’을 사용했다. 재무적 구조조정(워크아웃)과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팬택은 ‘차별화된 디자인’을 앞세워 ‘자랑하고 싶은 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문 부사장은 아이언2에 적용한 금속 소재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그는 “메탈과 플라스틱은 가공 정밀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플라스틱은 가장 세밀하게 가공할 수 있는 수준이 0.2㎜ 정도인 데 비해 메탈은 약 4분의 1 수준인 0.05㎜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바늘 한 땀 들어갈 수준까지 세밀한 작업이 가능하다. 단말기 옆면에 이름·기호 등을 새기는 ‘시그니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것도 메탈 소재 덕이다. 그는 “바지 뒷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은 채 실수로 의자에 앉아도 엔드리스 메탈이 뼈대 역할을 하기 때문에 파손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금속 덩어리를 하나씩 깎아 완성하다 보니 플라스틱에 비해 제작 기간은 길어지고 원가도 올라가는 점이 고민이다. 문 부사장은 “메탈 테두리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약 30단계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며 “플라스틱 케이스의 공정이 약 4~5단계인 점과 비교하면 훨씬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속을 택한 덕분에 왼쪽 하단 모서리에 알파벳 ‘L’자 모양의 ‘커브드(curved) 스피커’를 장착할 수 있었다. 그는 “보기에 아름다울 뿐 아니라 어떻게 놓아도 또렷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능적 장점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문 부사장은 아이언2부터 탑재한 사용자환경(UX)인 ‘플럭스 3.0’도 소개했다. 20, 30대를 목표 고객으로 설정한 다음, 이 연령층 사용자들에 대한 연구·조사를 통해 도출한 공통 특성과 라이프스타일 등을 바탕으로 설계한 UX다. 문 부사장은 “이제 스마트폰에서 개성을 찾아볼 수 있는 차별점은 사실상 UX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화면을 탑재해 일반 액정화면(LCD)보다 선명한 색상을 낼 수 있는 아이언2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플럭스 3.0은 전체적으로 진하고 화려한 색상으로 차별화했다”고 덧붙였다. 색상 외에도 단말기를 들어올리면 화면이 켜지며 시간을 알려주는 ‘라이브 업’ 기능, 한 손으로 문자를 입력할 수 있도록 한글 자판을 한쪽으로 이동해주는 기능 등도 담았다.

 문 부사장은 1987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LG전자·SK텔레콤 등의 휴대전화 연구개발 부서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정보기술(IT) 업계의 ‘장인’이다. 그는 “아이언2는 팬택의 모든 역량을 총집결한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출고가격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78만3200원으로 정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5보다 8만원가량 낮은 가격이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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