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 지금 내려놓으세요, 행복해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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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25일 열린 ‘세계명상힐링캠프’에서 아잔브람 스님(오른쪽 뒷 모습)이 명상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 참불선원]

지난달 22일 강원도 인제군 만해마을에 ‘진객(珍客)’이 등장했다. ‘세계적인 명상 스승’으로 불리는 파란 눈의 수행자 아잔브람 스님. 영국 케임브리지대 물리학도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그는 ‘3년을 기다려야 법문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세계 곳곳을 다니며 명상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거장의 등장에 청중 400여 명의 이목이 일순간 집중됐다. 그들은 스님의 가르침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숨을 죽이며 경청했다. 만해마을에서 3박4일 동안 진행된 ‘세계명상힐링캠프’는 이렇게 시작됐다.

 이번 명상힐링캠프는 지칠 대로 지친 현대인에게 ‘행복의 길’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해답은 바로 ‘명상’이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획기적인 창의력이 명상에서 비롯됐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최고 의료기관으로 꼽히는 존스홉킨스병원·MD앤더스암센터 등에서는 이미 명상의 치유효과에 주목했다. 아잔브람 스님은 “영국 보건부의 임상실험에 따르면 우울증 치유에 있어 약물·상담·명상 중 명상의 효과가 제일 크다”며 “영국 보건부가 우울증 치유에 명상을 적극 권장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명상은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아잔브람 스님은 “무언가를 원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 삶의 고통이 커진다.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하는 마음을 내려놓게 하는 것이 명상이다. 그러다 보면 점점 마음이 평화롭고 행복해진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세계인을 열광시킨 그의 명상론이다.

 3박4일간 세계적인 명상 스승과 함께한 이들은 무엇을 깨달았을까. 참가자 이문재씨는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길이 보이는 것 같다”고, 이소연씨는 “자신을 놓아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지만 오히려 자신을 더 잘 챙겨 간다.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명상힐링캠프를 개최한 참불선원 각산 스님은 “명상 거장의 가르침을 많은 이와 함께하고 싶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며 “명상 여행을 통해 참가자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졌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산 스님은 더 큰 포부가 있다. 내년 7월 ‘세계 7대 고승 명상대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2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7박8일간 명상을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대회다. 각산 스님은 “5년·10년 뒤나 죽고 난 뒤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며 “명상이 이에 대한 지혜를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아 기자

◆ 아잔브람 스님
호주 최대 국제명상센터인 보디냐나수도원 선원장. 호주불교 개척자이자 세계적 명상 스승으로 꼽힘.

◆ 각산 스님
태국·미얀마·인도 등에서 10년간 수행한 세계 명상 수행승. 현재 참불선원 아잔브람명상센터 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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