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 김병현, 호투했으나 아쉬운 패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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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을 두고 생각해도 아쉬웠다. 타선의 뒷받침만 있었다면···. 6회 첫 타자만 잡았다면···.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김병현의 허탈한 웃음엔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이 식목일 휴일을 맞은 5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좋은투구를 선보였으나 팀 타선의 부진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5이닝동안 피안타 5개와 볼넷 1개로 2실점했고 홈런은 1개를 맞았다. 방어율은 3.60을 기록했다. 투구수 93개 가운데 60개가 스트라이크로 기록될 만큼 제구력도 수준급이었다.

출발은 좋았다. 1회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출발한 김병현은 4회까지 2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로키스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5회 솔로홈런을 허용했으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투구였다. 그러나 6회 2루타와 중전안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고, 이날만 2개의 삼진을 잡아낸 래리 워커의 몸을 맞추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이아몬드백스는 7회 스티브 핀리가 솔로홈런을 치며 추격을 시작했지만, 추가점을 얻지못해 2-1 한 점차로 패했다.

타선의 부진은 김병현의 어깨를 무겁게 내리 눌렀다. 시즌초반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있는 다이아몬드백스 타선은, 로키스의 선발투수 숀 체콘에게 5회까지 삼진만 5개를 당하며 퍼펙트를 당해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다이아몬드백스는 6회 채드 몰러가 로키스 외야수들의 실책성 수비로 첫 안타를 기록할만큼 심각한 부진을 보였다.

승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의미있는 첫 등판이었다. '투수들의 공포'라는 쿠어스필드에서 5회까지 2점만을 내주는 호투를 보였고, 5이닝을 넘겨 체력안배에 대한 의구심에 마침표를 찍었다. 투구수도 92개를 기록, 투구수 조절도 합격점을 받았다.

첫 풀타임 선발등판을 치른 김병현이 그간 선발전향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냈던 팬들과 코칭스태프의 가슴에 믿음의 나무를 심었다.

Joins 유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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