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협착증의 공고생|수술비 없어 손 못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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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기능공의 꿈을 불태우던 한 고교생이 심장병의 일종인 「승모판 협착증」(승모판 협착증)에 걸렸으나 치료비가 없어 시들어가고 있다.
『곧 수술 받지 않으면 3년을 넘기기 어렵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뒤 꺼져가는 생명을 의지로 버티고 있는 서재영군(19·전남 목포기계공고 전기과 2년)-.
6세 때 앓았던「류머티즘」열의 후유증으로 몹쓸 병을 얻었다.
이 병은 일찍 손을 쓰지 않으면 심장의 판구가 좁아져 마침내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병.
서군은 작년 겨울「세브란스」병원에서 이 같은 진단을 받았으나 수술비가 3백여만원이나 든다는 말에 앞이 캄캄해지고 말았다.
고향인 금남에서 노령의 아버지 서복구씨(78)가 남의 토지를 소작하고 어머니 김영임씨(48)가 삯일을 해서 5식구의 생계를 간신히 이어가는 형편에 거액의 치료비를 마련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서군이 상경할 때 치료비 조로 갖고 온 것은 마늘30접이 전부였다.
서군은 가난을 벗어나 보겠다고 공고에 입학, 기능공의 꿈을 키워왔지만 2학년 1학기 초부터 병세가 악화, 끝내는 휴학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가슴이 뛴다는 서군은 서울서 삯바느질을 하는 누나 서양순(43·동대문구 답십리 5동 477의 7)집에 몸져누운 채「꺼져 가는 생명의 소생」을 기도하고 있다.<엄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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