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으로 촛불 켜 놓고 마친 이색연주|서현아·송당선「피아노 협주곡의 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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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8일 저녁 유관순 기념관에서 국향과 협연한 서현아·송당선「피아노」협주곡의 밤은 연주도중 2차례나 정전, 한전측의 무성의로 급기야는 촛불을 켜고 연주를 하는 이변을 낳았다.
예정된 하오 7시30분 정각에 시작된 연주회 중 첫번 정전이 된 것은 국향이「베버」 의「오베른」서곡연주를 끝낸 직후. 10분쯤 뒤에 불이 들어와 송당선양(돈암국교 6년)은「베토벤」의「피아노」협주곡을 무사히 연주했다.
두 번째 정전이 된 것은 15분의 휴식시간이 지난 후 서현아양(예원중 2년)이 무대에 나와 인사를 한 직후였다. 연주자도 청중도 30여분을 기다렸으나 끝내 불이 들어오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20여개의 촛불을「오키스트러·박스」와「피아노」위에 켜놓고 연주를 강행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쇼팽」「피아노」협주곡을 능란하게 연주한 서양은『곡을 외고있어「피아노」를 칠 수는 있었지만 지휘자가 보이지 않아 안타까왔다』고 말했다.
이날의 연주를 들은 작곡가 금수현씨는 정전이 주는 심리적 또는 현실적인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서양과 송양 모두 훌륭한 연주를 했다고 칭찬.
서양은 유연한「핑거링」으로 침착하고 차분한 연주를 하여 뛰어난 재질을 보였고, 송양은 부드러운「터키」로 감정을 잘 담아 능숙하게 연주했다는 것이 금씨의 평이다.
서양은 지도교수인 한옥수씨의 초청으로 7월1일 내한하는 미국「줄리어드」의「제인·칼슨」교수에게 들려줄 연주회녹음「테이프」도 만들 예정이었으나 정전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안타까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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