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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 피살됐다" 방송사들 誤報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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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방송사와 인터넷 매체들의 오보 가 파문을 일으켰다.

MBC.SBS.YTN 등 방송사들과 오마이뉴스.조선닷컴.인터넷 한겨레 등 인터넷 매체들은 4일 만우절의 단골 유머인 '빌 게이츠(사진) 마이크로 소프트 회장 피살설'을 사실인 것처럼 보도해 주식시장이 출렁이는 등 큰 소동이 빚어졌다.

MBC는 이날 오전 9시38분쯤 'MS 빌 게이츠 회장 피살'이라는 자막과 함께 "그가 총 두 발을 맞고 병원에 실려갔으나 숨진 것으로 판명됐다고 CNN이 보도했다"는 아나운서의 멘트를 내보냈다.

MBC는 15분 후 '빌 게이츠 사망설 사실 무근'이라는 자막을 다시 내보낸 뒤 58분 사과 방송을 했다. MBC 측은 "CNN 닷컴이란 문구가 찍힌 팩스가 회사로 전송되면서 확인절차 없이 방송한 것이 문제가 됐다"며 "네티즌이 만든 허위 사이트에 속았다"고 밝혔다.

이에 뒤질세라 SBS도 9시47분쯤 자막으로 피살설을 보도했고 5분 후 정정 및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뉴스전문 채널 YTN도 9시45분쯤 피살설을 처음 내보냈다.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매체들 역시 비슷한 시간대에 줄줄이 오보를 양산했다.

머니투데이.이데일리 등 주식 투자자들이 즐겨보는 매체들마저 오보 행진에 동참하면서, 주식시장도 한때 혼란에 빠졌다. 피살설이 긴급 뉴스로 전해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536선까지 떨어졌지만 10분도 안돼 '해프닝'으로 밝혀지자 540선을 되찾았다.

또 MS사와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한글과 컴퓨터 주가가 9% 반짝 급등하기도 했다. 이날 오보를 내지 않은 KBS는 "지난달 29일 이미 중국 인터넷 매체들이 망신을 당한 적이 있는 사안이라 확인 후 보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선열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정보의 홍수라는 인터넷이 가져온 비극"이라며 "속보 경쟁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정보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복.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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