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나들이 봉산탈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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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 나라 전통 가면극의 하나인 「봉산탈춤」이 처음 유럽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게 됐다. 한국 가면극 연구회(회장 이두현)는 오는 6월16일∼9월8일까지 3개월 동안 프랑스·독일·스위스·벨기에·네덜란드 등 유럽 5개국 순회공연을 갖는다.
문공부가 금년에 해외로 내보내는 3대 공연활동 중의 하나이기도 한 봉산탈춤의 「유럽」공연은 맨 먼저 출발하는 국가적 문화사절이다. 「유네스코」 산하의 국제 민속무용 협의회 초청에 의해 공연단의 일체 여비는 문공부가 지원하고 숙식과 일당 3「달러」씩을 초청자 측에서 제공받는다.
공연이 베풀어질 곳은 「프랑스」의 「파리」「가나」「을론」「콩프랑」을 비롯한 독일의 「본」「쾰른」「보쿰」,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위트레이드」「로테르담」「헤이그」「라덴」, 「벨기에」의 「브뤼셀」「쇼첸」, 스위스의 「프리부르」 등 15개 도시.
일종의 「아마추어」 단체인 국제 민속무용 협의회의 한국 초청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입국이 30개국인 이 협의회는 현재 동양에서는 일본만이 가입돼 있으며 인도·「스리랑카」 등이 유럽 초청 공연을 다녀왔다고 우리 나라도 이번 공연을 계기로 이미 가입 신청서를 제출, 올해 안으로 협의회에 가입할 예정이다.
「유럽」공연에 나설 봉산탈춤 일행은 인솔자 1명, 탈춤 10명, 여자 민속무용 4명, 악사 4명 등 모두 19명으로 구성돼 있다. 단원들은 윤옥·김선봉·김기수·정재천씨 등 지정된 인간문화재 4명을 비롯해 모두 10년 이상씩 기능을 닦은 전수자들이다.
공연 「레퍼터리」는 2시간으로 봉산탈춤(1시간30분)과 민속무용(30분)의 2부로 구성돼 있다. 탈춤은 사상좌·팔목춤·사당춤·노장춤·사자춤·양반춤·미얄 등 제1∼제7과장까지 원칙적으로 전과정을 공연하게 된다. 무용은 검무·장구춤·백무·살풀이춤 등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러나 공연 대상국이 탈춤과 무용을 반반씩 요구할 경우 사당춤·노장춤·양반춤·미얄 등의 4개 과정을 생략하고 나비춤·바라춤·북춤 등의 무용을 추가하도록 했다.
이번에 사용하게 될 봉산 종이탈은 빛깔과 형상에 있어 가능한 한 원형 그대로를 살렸다고 이두현 교수는 말한다.
그리고 무대화에 따르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특히 한국어 대사의 전달이 외국인 관객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점을 감안, 각 과정의 「테마」를 알릴 수 있는 최소한의 대사만을 사용하기로 했다.
현재 봉산탈춤과 무용단은 유럽 공연을 위해 주3일 저녁 서울지구 무형문화재 전수회관에서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5월에는 시간을 더 늘려 주4일 꼬박 맹연습 할 예정.
지난해 봉산탈춤의 미국 공연은 대사가 전혀 없는 제4과정 「노장춤」에 관객들의 흥미도가 가장 높았고 특히 평민적인 빠른 「템포」와 「리얼」함이 서민 관객들의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한편 문공부는 올해부터 적극적인 해외 문학홍보를 의해 그 규모를 대폭 확대한 민속 예술단의 순회공연 일정 및 대상국도 확정했다.
민속 무용과 국악을 주요 「레퍼터리」로 한 민속 예술단 제1진은 모두 28명으로 구성돼 오는 8월8일∼12월11일까지 중동·남미·「아프리카」지역을 순회공연 한다.
공연 대상국은 「멕시코」「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케냐」「가봉」「모로코」「세네갈」「이란」「이집트」「수단」 등 총 24개국.
40명의 단원으로 구성돼 10월18일∼11월30일까지 일본 23개 도시를 순회공연 할 제2진은 빠른 「템포」에 현대 감각을 살린 1진의 「레퍼터리」와는 달리 고유의 정통성을 살린 전통 국악과 무용을 주로 공연한다.
또 문공부는 일본 문화청 주최 제2회 일본 민요제(9월24∼29일·동경 국립극장)에도 제주도 해녀 3명을 보내 토속 민요를 선보이기로 했다.
이 밖에도 「홍콩」에서 65종의 국악기를 출품한 「한국 국악기 전시회」(10월14∼27일)와 국립 무용단 40명이 출연하는 「홍콩」공연(10월21∼23일)을 갖는다.
이들 해외 공연은 현재 단원을 선발중이며 5월초부터는 일제히 연습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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