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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쟁이 셰프' 고든 램지 카메라 밖에선 딴판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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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의 ‘베이거스 언코크드’에 참석한 왼쪽부터 고든 램지, 기 사보이, 노부 마츠히사. [사진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2001년 개봉한 ‘오션스 일레븐’.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등 할리우드 스타가 총출동하는 이 영화는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터는 내용이다. 비단 이 영화 때문이 아니라 누구라도 라스베이거스라고 하면 카지노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곳은 미식의 천국이기도 하다. 조엘 로부숑, 고든 램지, 장 조지 봉게리히텐, 토마스 켈러, 피에르 가니에르 등 세계적인 미슐랭 스타 셰프들의 레스토랑이 이곳에 다 몰려있기 때문이다.

 MGM그랜드호텔 홍보담당이사 데이비드 곤잘레스는 “카지노를 하러 오는 사람은 전체의 1% 정도 뿐”이라며 “이제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음식 먹고, ‘태양의 서커스’ 같은 공연을 즐기러 온다”고 말했다.

 매년 5월 열리는 ‘베이거스 언코크드’는 이렇게 달라진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행사다. 라스베이거스 주요 호텔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신의 음식을 보여주는 이벤트다. 올해는 8~11일 호텔 시저스팰리스, 벨라지오, MGM그랜드 등에서 열렸고, 셰프 60여 명이 참여했다. 라스베가스 관광청 국제PR 담당 제스 데이비스는 “2007년 관광객 유치 목적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라스베이거스를 대표하는 미식축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30여 종의 크고 작은 이벤트가 열렸는데, 행사의 꽃은 50여 명의 셰프가 참여한 그랜드 테이스팅이었다. 베이거스 언코크드 티켓 중 가장 먼저 동이 나는 걸로도 유명한데, 올해는 9일 오후 시저스팰리스 호텔 야외 수영장 행사장(1만9834m²·6000평)에서 열렸다. 넓은 공간에서도 유독 사람이 많이 몰린 곳이 있었는데, 바로 ‘독설가’로 유명한 영국의 셰프 고든 램지 부스였다. 고든 램지와 사진 찍거나 악수를 나누기 위해 항상 30~40명이 줄 서 있었다. TV 속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는 “제길, 당장 꺼져” 같은 욕설을 거침없이 뱉었지만, 오히려 카메라 앵글 밖에선 친절했다. 다만 인터뷰엔 응하지 않았다. 웃는 얼굴로 “인터뷰를 좋아하지 않는다. 미안하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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