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이겨 통쾌" 이순신 친필 편지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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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순신 장군의 친필 편지(사진)가 한 점 발견됐다.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 부산포 해전에서 왜선 100여 척을 침몰시킨 대승을 거둔 직후 쓴 편지다. 함경도 의주에 있던 백천(白川) 강응황(姜應璜)에게 10월 30일 보낸 답장 형식이다. 그동안 향토사학자 조현식의 『고성향토수호사』를 통해 영인본으로만 존재가 알려졌었다. 이순신 전문가인 여해고전연구소 노승석 소장이 최근 편지를 소장하고 있던 임진왜란 당시 무관 최균의 후손을 설득해 감정한 후 26일 공개했다. 강응황은 문인이지만 격문을 써서 의병을 모아 왜군에 맞서 싸워 전공을 세웠다. 피신하는 선조를 보호하기 위해 의주로 따라갔다. 이순신 장군의 편지에는 빨리 전쟁에서 승리해 임금을 한양으로 돌아오게 하고 싶다는 충정이 담겨 있다.

 "이 사람은 졸렬한 재주로 난국을 당하고… ‘근심 우(憂)’ 한 글자만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최별장 균(均)·강(堈)의 힘을 입어 웅천(진해)의 적을 크게 이기고 또다시 바다에 떠 있는 적장을 사로잡으니 마음이 통쾌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밤낮으로 기원하는 것은 우리 임금의 수레를 한양에 돌아오게 하는 것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친필 편지 원본은 많지 않다. 『이순신 서간첩』과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대박물관 등에 흩어져 있다. 노 소장은 “편지에 웅장하면서도 힘 있는 장군 서체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고 밝혔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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