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가에 고객 늘자 변태영업|다방·양품점서 화상 겸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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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근래 화랑가에 고객이 부쩍 늘어나자 변태적 화상도 생길법한 일.
인사동 거리의 표구점들이 대체로 그림을 파는 것은 이미 상식화된 일이지만, 이젠 좀더 새로운 방법으로 다방과 양품점 등에서도 살금살금 겸업의 재미를 본다는 소식이다.
서울의 명동거리에는 「고전화랑」「국선화랑」「동서화랑」 등 화랑이란 이름의 다방들이 있다. 실제의 영업업종은 말할 것도 없이 다방인데 한결같이 적잖은 현대화를 걸어놓은 것이 특색. 건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그림도 감상하는 문화사업의 일환』이라고 선뜻 설명하지만 『정 원하신다면…』하고 말끝을 흐린다. 그림값은 일반 화랑가와 비슷한 호가다.
국전화랑의 경우는 3백원이상의 꿀차·인삼차 등을 파는 다방인데 거기 걸려있는 그림도 동양화 일색이다. 허건·김동수·정탁영·민경갑·박노수·김영기씨 등 동양화단의 명성 있는 작가들의 산수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고전화랑은 동양화·서예·서양화·도자기를 전시하고 있는데 거의 낯선 이름의 작가거나 신진작가 작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얄팍한 카스텔라를 곁들인 코피값이 4백원.
동서화랑은 내부수리를 끝냈는데 원래 서양화만을 취급하는 코피·숍. 사진 스튜디오처럼 꾸민다.
한편 이와는 업종이 다르지만 아동복을 파는 「서울 베이비」(명동 소재) 2, 3층에서도 그림이 비공개적으로 매매되고 있다. 건물 밖에는 표시가 없지만 건물 안에 들어서면 춘추화랑이라는 상호가 버젓이 붙어있고 서세옥·권옥연·김태·천경자씨와 작고작가의 것도 전시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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