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돌아오나 … 올해 누적 순매수 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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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귀환이 시작된 것일까.

 올해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누적순매수도금액이 지난 19일 플러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올해 국내주식을 사들인 금액이 판 금액보다 많아졌다는 뜻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1552억원 누적순매도를 기록했다. 그러나 19일 1824억원을 사들이면서 올해 처음으로 순매수로 돌아선 뒤 닷새 연속 ‘사자’에 나서며 순매수액을 9177억원까지 늘렸다.

 사실 코스피는 올해 외국인에게 그리 사랑받지 못했다. 외국인은 올해 개장 첫날부터 313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코스피를 1970선 아래로 끌어내렸다. 이후에도 ‘사자’보다는 ‘팔자’를 외치는 날이 많았다. 1월 말~2월 초 ‘신흥국 위기론’이 한창일 때는 열흘 만에 2조원 이상을 매도했다. 당시 코스피는 연중 최저치인 1886.85포인트(2월 4일)까지 주저앉았다. 그 후 외국인 누적순매수도액은 3월 25일(-4조3785억원)을 바닥으로 차츰 반등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의 태도가 달라진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부양 기조 유지, 아시아 신흥국 증시의 강세,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 등이다. 외부적으로는 우선 미국이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6월에는 추가부양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안심하고 위험자산인 주식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매수세가 얼마나 계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대신증권 오승훈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증시는 기업 실적이 나아지지 않고 있고,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회복 신호가 아직 미약해 외국인에게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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