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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시오…밀감 사러 왔어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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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제주=조남조 기자} 박정희 대통령은 13일하오 한라산 제2횡단 도로를 거쳐 남제주군 중문관광단지와 표선 면 일대 4백50만 필 규모의 제동목장(사장 조중훈)등 약 1백20km에 달하는 제주도 개발현장을 4시간에 걸쳐 둘러봤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단위 기업목장을 장려, 발전시키기 위해 융자와 현실적으로 필요한 세제 및 법적 뒷받침 방안 등을 연구하도록 수행한 장덕진 농수산장관에게 지시했다.
제동목장이 9km규모의 풍력발전시설을 개발해 자력으로 전기공급을 해결했다는 보고를 받고 박 대통령은『섬 지방의 전력공급에 있어 과학기술연구소에서 연구중인 풍력발전 계획과 제동목장의 것을 보완하여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김치열 내무장관에게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또『목축업과 목장경영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고 이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문단지로 가던 도중 제2횡단도로 중 가장 높은 지역인 해발 1천1백m지점에서 잠시 승용차를 멈추고 눈으로 설화장관을 이룬 한라산 정상을 바라본 박 대통령은『마치 벚꽃이 만발하여 온 산을 뒤덮은 것 같다』고 말했으며「우리나라 국도 중 가장 높은 곳」이란 팻말 앞에 세워진 관망대 조성계획 조감도를 살펴봤다.
중문관광단지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거센 해풍이 부는 해안선 절벽 가까이까지 걸어 올라가 해수욕장 일대를 중심으로 조성될 단지 현장을 살펴봤으며『지난61년 9월 최고회의 때 당시의 한신 내무장관 등과 함께 중문해수욕장에 들렀는데 9월인데도 물이 차지 않더라』 고 회상했다.
박 대통령은 중문단지에서 제동목장으로 가던 도중 서귀포 읍 법환리에 소재한 운정장학재단 감귤농장(김종필 전 총리가 개발한 농장)에 예고 없이 들러 수행한 일행에게 감귤 1상자씩을 선물로 사주었다.
운정농장 안의 귤 저장창고에서 귤을 포장하고 있던 남녀종사원들에게 박 대통령은『안녕들 하시오. 밀감을 사러 왔어요』라고 인사를 건넸고 바깥에서 박수인사를 보낸 관광객들에게는『여러분들도 서울에서 왔나 요. 우리도 밀감을 사러 여기에 들렀지 오』라고 말했다.
시찰에 앞서 박 대통령은 제주도 출신 각계 인사들과 점심을 같이한 자리에서『내가 순시를 마치고 떠나면 신문에 건의사항이 보고되더라』고 말하고『이 자리에서 제주개발에 필요한 건의를 하라』고 요청,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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