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가 승리하면 큰일" 불에 재산해외도피 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프랑스」에서는 12일의 총선을 앞두고 부유층의 재산도피·금매입「러시」·「프랑」와의 폭락등 격심한 사회불안현상이 일어나고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번총선에서 좌파가 승리할지도 모른다는 여론조사결과가 부채질한것으로 보인다.
지난7일 하루만도 2천6백40만 「프랑」의 금이 거래되어 명상적인 하루평균거래액 5백만 「프랑」을 크게 웃돌았다. 또 「나폴레옹」 금화매매는8천개에서 1만개로 늘어났으며 20 「프랑」짜리 「나폴레옹」금화는 74년11월이후 최고수준인 3백5「프랑」에 거래됐다.
부유층의 자본해외도피현상은 5개월전부터·나돌기 시작했는데 며칠전「스위스」로 빠져나가려던 거부가체포당해 규탄의 소리가 더욱높아지고있다.
그렇지않더라도 경찰과세관은 국내자본의 해외도피를 잡아내기위해 눈에 불을켜고 국경을 지키던판에제1호가 걸려든것이다.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허가기준을 초과한 귀중품의 해외반출기도」 혐의로 덜미를 잡힌 거부는 「프랑스」의 「카지노」왕 「루시앵·바리에르」. 「노르망디」지방인 「도빌」과 남불의 「칸」등에 「카지노」와 「호텔」을 갖고있는 그는 보석 8백9g 든 자루를 갖고 「스위스」로 가다가 잡혔던 것. 『우리는 해마다 1년에한번씩 수일간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에 갔다. 보석과 고급 의장은 나의 처가 입을것』이라고 변명했지만 세관은 묵묵히 자루에든 보석을 3백만 「프랑」 (약 3억원)어치로평가, 체포해버린 것이다. 현재법적으로 5백9g 금과 보석, 5천「프랑」의 현금(약 50만원) 이상은 「스위스」 에의 여행자가휴대할수없다.
경찰소식통은 현재 「스위스」의 각은행에는 40만개의「프랑스」인 비밀구좌가있으며 여기에 사장된 자본은 가위 천문학적이랄 수 있는 4천억「프랑」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자본도피는 지난2월초순부터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 대부분 겨울 「바캉스」객으로 위장, 돈뭉치를 자기차로 직접 운반하거나 항공편으로 등기소포형식으로 반출되기도 한다는것.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파리」의 증권시장주변에 등장한 현금반출전문대행자들이 가장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스위스」와 「프랑스」의 여권을갖고 『좌파가 집권하면 죽는다』고 불안에떠는 부자들의 구세구역할을 담당하고있다. 이들은 「커미션」을 받고 현금자루를 휴대, 「스위스」인으로서 버젓이 「프랑스」국경을넘어 은행비밀구좌에 넣은다음 48시간후 「파리」에 돌아와 구좌번호를 갖다준다. 『당신의돈은 조용히 「취리히」에서 주무시고 계시다』는 통보와함께 거금을 버는 신종기업이랄가. 「커미션」은상황이 긴급하지않을때는3%정도이지만 총선을 앞둔 다급한 판에는 6%선까지 올라간다고-. 즉 1백만 「프랑」(2억여원)이든 가방을 갖고 「제네바」로 갔다고 말한 한 세관원은 『최근에는 금이나 보석보다는 현금위주』라고 설명. 「프랑스」의이같은 자본도피현상은 좌파가 승리, 집권할 경우 공산당의 참정으로 과격한 국유화 실현과 년2∼8%의 자본소득세신설이 예상되기때문이지만대부분의「프랑스」인들은 투표함 뚜껑도 열어 보기전에 공연히 「스위스·프랑」의 값만올린다고 규탄하고 있다. 【파리=주섭일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