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약세 틈 탄 일-유럽 기업 앞다퉈 미 기업 매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유럽」과 일본의 유수 기업이 최근 강력한 통화를 배경으로 미국기업에 투자하는가 하면 더 나아가 미국기업을 매수,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70년대에 들어와 시작된「유럽」·일본기업의 대미직접투자가 미국대기업의 매수까지 진전된 것은「달러」화의 약세와 상대적인「유럽」및 일본통화의 강세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 있었던「유럽」기업과 일본기업의 미 기업 매수현황을 보면-.
77년 9월 서독의 유명한 제약회사「바이엘」이 미국의 의약품 대「메이커」「마일스·래보라토리즈」를 2억5천3백80만「달러」로 매입했고「스위스」의 식품회사「네슬」은 미국최대의 안과약품「메이커」인「알큰·래보라트러즈」를 2억7천6백50만「달러」로 매수했다.
또 영국·화란의 다국적 식품기업인「뉴니리버」사는 미국 최대의 유아식품회사인「게버」에 매입신청을 낸바 있다.
일본의 경우 가전제품시장진출을 중심으로 기업을 매수하고 있다.
「마쓰시다」전산은 75년 미국의「모터롤러」의「컬러」TV사업부를 매수했고「산요」 전기는 76년 TV「메이커」인「워잉」을 매수했다. 또「소니」는 78년까지 9천만「달러」를 투입, 「캘리포니아」와「앨라배마」주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한편「유럽」·일본기업의 대미투자는 70년 1백30억「달러」에 달했는데 73년이래 투자신장율은 20%로 76년에는 3백2억「달러」에 이르고 있는데 이 같은 해외 기업의 투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즉 국제경제의 두 가지 움직임이 대미직접투자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하나는 선진공업국의 경기회복이 재투자를 위한 이익을 증가시켜 미국으로의 국제적인 자금유입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유럽」·일본의 기업합병의 결과 많은 기업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달성, 대규모적인 해외직접투자에 필요한 자금능력과 시장확보를 갖게 된 점이다.
미국도 직접투자를 환영하고 있다. 주 정부 및 도시가 자기 지역에 직접투자를 하는 기업에 자금우대조치를 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첫째 외국자본투자는 국내경제확대에 기여하고 해외의 새로운「프로세스」와 국내기술이 융합, 기술적인 진보와 제품개량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외국의 직접투자를 환영하고 있다. 또 미국의 국제수지에도 공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수출의 25%는 외자기업에 의한 것이다.
한편 미국은 해외기업에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해 줄 수가 있다. 예컨대 해외기업은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미국시장에 거점을 갖게 됨에 따라 새로운 기술이나 최신의「마키팅」을 습득할 수 있으며 자본 및 금융시장을 쉽게 이용할 수가 있다. 또 해외자회사가 생산하는 상품은 수입규제의 대상이 안 되며 미국 국내의 수송 망이 발달되어 수송「코스트」가 비교적 싸다.
76년 말 대미직접투자는 3백2억「달러」인데 이 가운데 40%가 제조업에 집중되었다. 석유가 20%, 도매(상품무역포함)가 19%, 금융·보험 및 부동산이 6%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기업은 전기제품에 주력하고 있으며「유럽」기업들은 석유화학·의약품·농과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김정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