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일했을뿐-전남·제주의 장수마을…그 「비결」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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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제기획원의 인구 「센서스」 결과 남자보다는 여자가, 도시보다는 시골이 장수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장수마을을 찾아 이들 마을사람은 어떻게해서 다른 마을사람보다 오래 살수있었는지 알아본다.

<제주도북제주군 구좌면 동금령리>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장수마을로 알려진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면동금령리. 이마을은 5백20가구 2천2백97명이 사는 바닷가 마을로 예부터 땅이 비옥치못해 해조류를 장식해온 빈촌. 60세이상이 2백66명으로 이마을 인구의 10%나되고 80세이상은 63명, 85세이상도 33명이나 된다.
이마을 이기훈할머니(98·동금령리1552) 는 현재 자식5남매에서 4대자손이 60명이나 된다.
이할머니는 요즘도 손자들과 아침저녁 부엌일과 밭돌아보기, 그리고 날씨가 갠 날이면 바닷가에 나가 돌위의 톳이나 미역을 캐내오기도한다.
또 안영지할머니 (86)는 80세까지 바다에서 해녀로 일해왔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이들의 주식은 앳날엔 보리와 조·고구마등이었고 요즘은 쌀과잡곡을50%정도 섞어먹고 있다는것.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연중 꾸준히 하루세끼식탁에 오르는것은 톳과미역말등 바다채소.
바닷고기는 3일∼1주일에 한번꼴, 쇠고기나 돼지고기등 육류는 연중3∼4회, 마을제 (제) 와 제삿날정도 맛본다는 것. 이들 장수노인은 저녁9시∼10시면 취침, 3시∼5시쯤 일어난다는것이며 도시에서와같이 집안에서 애들을 보거나 집안에만있지 않고 거의 매일같이 밭을 돌아보거나 젊은이들의 밭일을 돕는다.
80세난 어머니(이창옥)를 모시고있는 한종옥시(47) 는 『어머님이 애들을 봐주시면 젊은사람들이 일하기가 쉬워 이를 부탁하면 짜증을 내신다』며 『나이든 부모가 밭에나가는것이 노동이나 시키는것같아 죄송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 창피하기도 하여 만류하지만 가만히 생각하면 그런 노동이 오히려 장수케 만들어 효가 되고있다』고 했다. <제주=신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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