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차량 길 좁아 못 다니게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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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도시인의 승차습관 및 차량 보유 댓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이에 대한 종합적인 교통 대책이 마련되지 앉아 곧 닥칠「마이카」시대를 앞두고 심각한 교통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생활의 자동차 화」시대의 절대적인 대응책인 일정한 수준의 도로율 및 주차시설확보가 10여 년 전과 마찬가지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이대로 나간다면 80년대 초에는 도심지교통마비현상을 빚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8년 전인 70년 말의 자동차 보유 댓수는 고작 6만4백42대에 지나지 않았으나 6년2개월 만인 76년2월 사상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하고 올1월말현재 2배인 12만3천8백38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75년까지만 해도 연간 5∼6%에 불과하던 차량증가율이 76년에는 13%, 77년에는 25.8%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35.8%나 늘어 연말 차량 보유 댓수가 l6만5천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79년 말에는20만대를 훨씬 돌파하고 2년 후인 81년에는 30만대, 다시 2년 후인 83년에는 50만대에 육박할 것 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비해 서울의 도로율(시가지면적에 대한 도로면적의 백분율)은 70년 9.56%에서 77년말 현재 12.9%(47.98평방km)로 고작 3.34% 늘어났다. 서울의 도로율 l%를 높이는데는 77년 불변가격으로 서울시 총예산의 절반인 1천5백억 원이 든다.
따라서 서울시가 종국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25.3%로 끌어올리려면 77년도 서울시 총예산의 6년 치에 해당하는 돈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경제생활이 윤택해짐에 따라 시민들의 차량이용 횟수가 늘어나는 것도 교통혼잡 가중요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조사에 따르면 시민 한사람의 하루 나들이횟수는70년까지만 해도 1회 미만이었으나 76년에는 l.26회, 77년에는 1.28회, 78년 들어서는 1.41회를 기록하고 있으며 80년에는 2회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교통인구도 76년 말로 하루 1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80년에 가서는 1천5백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같이 도로율이 적은데다 차량과 승차인구가 엄청나게 늘어나는데 비해 주차장시설이 극히 빈약해 큰 문제점이 되고 있다.
서울시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시내 5층 이상 건물5백85동 가운데 형식적이나마 주차장 시설을 갖춘 건물은 고작 21%인 1백23동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주차장미확보건물의 80%가 건축허가를 받을 때는 주차장으로 해놓고 준공 후에는 용도를 변경, 진열장·다방·술집·가게 등으로 사용하고 있음이 드러났으며 공영주차장은 1만6백 평, 주차건물은 8개, 유료주차장은 5만4천 평밖에 안 된다.
이 때문에 전체차량의33.9%가 길가 아무 데나 차를 세우고 16.4%가 부근골목이나 공지에 차를 세워 전체의 50.3%가 주차장 아닌 곳에 불법주차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76년4월과 77년3월 두 차례에 걸쳐 시내차량 혼잡지역 23개 지구 40.22평방㎞를 주차장정비지구로 지정, 연면적 1천 평방m이상 특수건물을 지을 때는 2백 평방m마다 1대(주차면적25평방m)꼴로, 일반 건축물일 때는 5백 평방m마다 1대 꼴로 주차시설을 하도록 했으나 대부분의 건물들이 이를 외면, 준공 후 용도 변경해버리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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