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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외유 만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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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의원들의 외유가 새해 들어「러시」-. 9대 국회 마지막「기회」이어서인지 13개 상임위가 모두 외유「가동」작업을 하고 있고 상반기안의 단체 여행자는 약 1백50명. 개인 외유도 50명 선에 이를 전망이다.

<1주안에 20여명이 여행>
올해 들어 위원회 외유「팀」제l호는 외무위 제1반. 강상욱 오정근 서영희 오세응 의원이「팀」을 이룬 이 외유반이 18일 중남미로 떠났고 19일 교체위반(정재호 박해충 김광수 이진용 의원)이 인도 PATA(태평양 및「아시아」관광연맹) 총회의「한국의 밤」에 참석키 위해「장도」에 올랐으며 20일엔 예결위 간사반(강병규 함명수 양해준 양정규 의원)이「유럽」으로, 21일엔 외무위 제2반 (최형희 위원장·함명수 서인석 정일영 의원)이 역시「유럽」을 향해 출국.
25일에는 예결위 위원장반(이병주 박명근 구범모 김은하 의원)이 중남미 일주를 떠나 결국 1주일 안에 5개「팀」20명이 연달아 외국행.
개인적으로 외유 길에 오른 의원도 14명
2월초엔 내무위반(성낙현 이진의 장동식 김수한 노승환 박병배 권오태 의원)과 IPU(국제의회 연맹)대표단, 한·영 의원 협회의 혼성「팀」(민병기 채영철 김창규 김형일 김윤하 의원)이「유럽」으로 떠날 예정.
이밖에 3월말「포르투갈」서 열릴 IPU 이사회에 5명 △3월 서독 등을 방문할 한·독 의원 협회 5명 △5월「프랑스」등을 순방할 한·불 의원 협회 5명 △3월 호주·「뉴질랜드」·태국·「필리핀」을 돌아 볼 6·25참전 의원 친목회 대표단 5명 △3월말 태국·자유중국 등을 돌아볼 정일권 국회의장「팀」5명 등이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18회 출국이 최다 기록>
작년에는 △공화당 65 △유정회 61 △신민당 55 △통일당 및 무소속 17명 등 모두 1백99명이 단체 외유. 위원회별로 볼 때 농수산위가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2개「팀」에 끼려던 외유 과욕파도 있어 비행기표와 여비까지 받았다가 김용태 운영 위원장의 만류로「하기」한「케이스」가 있었는가하면 모 의원은 국비 여비는 반환했지만 유관기관에서 보낸 여비 보조금을 꿀꺽하는 사례까지 발생.
개별외유는 작년 한햇 동안 82명을 기록(공화 23, 유정 31, 신민 19, 통일 및 무소속 9명)
개별여행만으로 최다 출국 의원은 이병희 의원 (공화). 한·일 의원 연맹 간사장과 농구협회 회장을 맡은 까닭으로 일본방문 16회 등 모두 18회 출국.
역시 한·일 의원 연맹 상임 간사를 맡고 있는 최영철 의원(유정)도 10회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고 한·일 협력위 사무 총장인 김주인 의원(공화)과 축구 협회 회장인 김윤하 의원(무)이 각각 4회.
이밖에 김종철 강병규(공화) 이범준 권일(유정) 김수한(신민) 김탁하(무) 의원 등이 3회씩.
이들의 출국 목적도 다양해 성낙현 의원은「재일경남도민회 참석」스위스 공해 문제 사찰」을, 김탁하 의원은「경협모색」을 이유로 일본·「유럽」과 동남아를 순방. 이범준 의원은「민속 공연 준비」, 서인석 의원(유정)은「정치 자료 수집망, 박찬현 의원은「목축계 시찰」로 여행길에 올랐던 것.
유정회 이영근 총무는 9대 국회에서 유일하게 해외에 나가보지 못한 잔류파.
결국 작년에도 단체여행이건 개별여행이건 모두 합쳐 연2백81명이 외유를 하여 △70년 2백18명 △71년 1백86명 △72년 2백10명의 의원 외유에 비춰보면 외유는 증가 일로의 추세다.

<「국비+알파」거론되기도>
국비 예산으로 외유를 하면 지급되는 여비는 항공료·체재비 및 정보비.
예를 들어 25일간의 일정으로 중남미5개국을 순방하는 예결위「팀」의 경우 △항공료 1등편 3천8백92「달러」 △체재비 1천3백64「달러」 △정보비 5백「달러」등 도합 5천7백56「달러」가 의원 1인당 여비.
단장의 경우 정보비가 1천「달러」이므로 6천2백56「달러」한화로 2백50만원에서 3백 만원 선.
장관급 대우를 받는 여비 규정이지만 일당 의원 식비는 25「달러」, 일비 15「달러」, 숙박비 26∼42「달러」(지역 따라 4등급)로 하루 최저 66「달러」, 최고 82「달러」선.
위원회 시찰 여행인 경우 소관 부처 예산 속에 의원여비가 숨겨져 책정되도록 예산 심의 때 특별조치가 되는가하면 유관 기관 등의 은밀한 보조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당사자들만이 알 수 있는「대외비」사항.
작년 해외여비로 75만7천「달러」의 예산을 집행했던 국회는 올해엔 △기간운영 국외여비 △섭외활동·국외여비 △섭외활동 정보비 등 1백26만8천「달러」(한화 6억3천 만원)를 계상, 작년대비 51만「달러」를 증액 책정해놓고 있다. 의원 당 3백 만원 꼴의 이 같은 예산은 결국 2백14명의 현 의원이 모두 20여일 일정으로 중남미를 순방할 수 있는 금액.

<대량 외유 자성론도 나와>
「78년도 국회의원 해외 여행 준수사항」-. 김용태 운영 위원장이 각 상임 위원장에게 내린 지침이다.
1개 상임위의 일시 여행 인원은 10명을 초과할 수 없다 △과다한 선물 구입 등으로 빈축을 사지 않게 한다 △해외에서 무책임한 행동을 삼간다는 것 등이, 들어있는 이 지침은 외유 불상사를 사전 예방하기 위한 것.
특히 외유 길에 불행을 만난 지모, 김모 의원 등의 사고가 우연하게도 중남미였던 까닭에 중남미로 떠나는 의원들은『「라틴아메리카」를 경계하자』는게 진반 농반의 구호. 의원외유의 성과 면에선 자성론도 높아 권효섭 의원 같은 이는『해마다 각국 예산제도 시찰이란 목적으로 많은 의원이 외국을 보고 왔지만 우리 예산 제도에는 반영되지 않는 걸 보면 한국제도가 최고인 모양』이라고 말할 정도.
반면 작년 보사위가「사우디아라비아」취업 근로자들의 실태를 파악, 정부시책에 반영시킨 것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항목. 그러나 대량 외유와 막대한 경비지출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눈이 많은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한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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