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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에 접근하는 합성 섬유의 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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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938년「나일론」(뒤퐁)이 개발된 이래 합성섬유(합섬)는 석유 화학공업의 발달과 함께 내구성 등의 특성이 향상되면서 기존 천연 섬유에 대체, 급속한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59년 PVA 섬유공장이 처음 등장, 그후「나일론」·「폴리프로필렌」섬유(63년), 「아크릴릭」섬유(67년),「폴리에스테르」섬유(68년)등이 차례로 개발되었으며 하루 생산 능력도 66년 21t, 77년 2백3t, 77년말에는 9백40t으로 많이 늘어 70년대에 접어들면서 초기의 국산화 추진 단계에서 수출 주도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합섬 제조 기술도 주종 품목의 경우 외국 선진 기술에 못지 않은 수준까지 와있다.
그러나 이제까지는「플랜트」도입 등 외국기술에 의한 국내개발이 대부분으로 자체 기술개발을 위한 기술장치의 보완, 과감한 연구 투자 등의 연구체제 확립을 서둘러 신제품개발에 힘써야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가 될 것이다.
특히 고분자 화학의 발달로 인조섬유를 천연섬유에 가깝게 하는 이른바 개질 연구가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화학적 개질에서 제전성과 잡연생이 특히 문제가 된다. 합섬은 흡습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전기를 띤 먼지나 입자가 섬유표면에 부착하면 정전기가 누적되어 가벼운 마찰에 의해 방전되면서『찍찍』소리를 내게 된다. 그래서 인체에 불쾌감을 주고 쉽게 더러워진다. 또 자동 인화로 화재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화재 때 상처를 더 강하게 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흡습성이 좋거나 열에 강한 성분을 첨가하거나 뒤처리에 의해「코팅」을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시도되었는데 이럴 경우 개질의 목적은 달성되나 원래의 섬유가 갖고 있던 특징을 잃게되는 결점이 있었던 것. 즉 수축이 많이 되거나 촉감의 저하, 약품에 의한 피부암 유발 등 부작용이 많아 결국 현재의 섬유로는 이런 개질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결론이 내려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지금은 제전성·흡습성·난연성을 지닌 선상 고분자 물질로서 실을 뽑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방향에서 연구된 몇 가지 제품이 개발되어 있는데 방염 효과가 좋은 것으로「뒤퐁」의「노막스」·종방(일본)의「가네가롱」을 비롯, 「몬산토」(미국)·「백그라운드」·「도오레이」사 등에서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제전 효과가 좋은 것으로는「뒤퐁」의「안트론」, 「도오레이」의「파렐」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KIST와 과학원 등에서 이미 개발, 「카피트」「커튼」등의 제품이 일부 선을 보이고 있는데 제품의 다양성과 더 우수한 기능을 갖기 위해서는 개량의 여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광택·촉감·외관 등을 좋게 하는 물리적 개질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형단면사라 하여 단면이 3∼10각형(보통은 원형)으로 된 것이 있는데 이는 광선의 반사효과를 달리 함으로써 외관을 점잖게 하고 촉감을 시원하게 해주며 특히 3각 단면인 경우 「실크」와 비슷한 성질을 갖게 된다.
또「콘주게이트」섬유라 하여 성질이 다른 2종의 섬유로 실을 뽑은 것. 두 섬유의 수축율이 다르므로 저절로 오글오글해져 양모처럼 푹신푹신하게 된다.
그밖에 중공사라 하여 속이 비어 있는 섬유가 있는데 이는 가볍고 보온성이 높은게 특징으로 인공 신장 등 의학용으로 각광 받는 제품이다.
이들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일부 진행되고 있어 본격적인 실용화가 멀잖아 이뤄지리라 기대된다.
한편 최근 외국에서는 초 섬세, 초 고강도, 초 내열 섬유 등 특수 용도의 화섬이 크게「클로스업」되고 있다.
초 섬세 섬유는 실이 아주 가는 것으로 보통의 합섬사가 평균 1.5「데니아」(섬도의 단위, 1「데니아」는 길이 9천조 되는 실의무게가 19일 때의 실의 굵기, 29이면 2「데니아」)이나 초 섬세 섬유는 이보다 훨씬 가늘게 뽑은 것.
현재 일본에서 0.1「데니아」까지 개발했는데 실이 가는 만큼 아주 가볍고 부드럽기가 이만 저만이 아니며 현존 섬유 중 최 고가품.
초강도 섬유는 보통「나일론」의 3∼4배나 강한 섬유로 강철섬유로 불린다.
주로「타이어·코드」용으로 쓰이고 있는데 현재「뒤퐁」의「케블러」, 「얼라이드·케미컬」의 X-500등이 개발되어 있다.
초 내열 섬유는 1천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강한 섬유로「제트·엔진」의「터빈」날개, 자동차의「프레임·보디」등 강철의 대체품으로 점차 인기 상승 중. 우리나라에서도 이들 특수 섬유의 개발에 눈올 돌려야 할 것이다.
도움말 주신 분=▲이한식 실장(KIST 섬유화학 연구실) ▲최삼권 교수(과학원) ▲염삼주 부장(한국 화섬 협회)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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