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매립지 폭발 위험|「메탄·가스」분출…주민 중독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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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시내 일부 쓰레기 매립지에서 가연성「메탄·가스」가 분출, 인근 주민들이 중독 되거나 화상을 입는 사고가 잇따르고 화재 또는 폭발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서울시 당국이 쓰레기를 3m깊이로 매립한 뒤 흙을 50cm두께로 덮도록 돼 있는 규정을 어기고 쓰레기를 7∼8m씩 매립하고 겉에만 흙을 살짝 덮어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매립지 주변의 하수도 「맨홀」또는 체신「맨홀」등을 통해 나오거나 땅 표면을 뚫고 나오기 때문.
이같은 사실은 지난달 초순 서울 자소강 전화국 소속 전공들이 관악구 동작동 국립묘지 정문 앞 체신 「맨홀」에서 「메탄·가스」에 중독, 이를 서울시에 보고함으로써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이를 조사한 결과 「맨홀」에서 1백m쯤 떨어진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한 「메탄·가스」가 「맨홀」로 스며든 것으로 밝혀냈다.
당시 현장을 조사한 서울시 토목 시험소에 따르면 이「메탄·가스」는 서울시가 깊이 7∼8m의 하천부지를 지난여름 쓰레기만으로 매립하고 윗부분에 1∼2m의 흙을 살짝 덮어 채소·섬유질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 인근 체신「맨홀」에 스며든 것으로 농도가 10% 정도나 돼 불길이 닿을 경우 폭발, 화상을 입힐 수 있는 정도라는 것이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7일 이 쓰레기 매립장에 직경 10m·깊이 6m정도의 구덩이 3개를 파 「메탄·가스」가 분출해 나오도록 임시 조치를 취했다.
또 성동구 구의 제방 안쪽 쓰레기 매립장에서도 「메탄·가스」가 분출, 지난 일광장 국교 5학년 김모 군 (11)이 친구들과 「메탄·가스」로 불장난을 하다 화상을 입었으며 작년12월부터 지금까지 3건의 화재 사고도 일어났다.
이 일대 일부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망에「파이프」를 박아 분출되는 「메탄·가스」를 취사 또는 난방용으로 쓰기까지 하고있는 실정.
이 때문에 관할 구청과 경찰서는 『이곳은 쓰레기로 인한「가스」가 발생하는 곳이니 화기를 엄금하고 「가스」이용을 하지 말 것』등의 경고판을 붙이고 주민들의 「메탄·가스」이용을 단속하고 있다.
이곳도 서울시가 75년부터 쓰레기를 매립해온 곳으로 전체 깊이 15m중 7∼8m정도를 쓰레기로 메우고 1∼2m정도만 흙으로 덮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시내 쓰레기 매립지 전체에 대한 위험성 조사에 나섰다.
쓰레기 매립지로 같은 위험을 안고 있는 지역은 난지도·구의동·장안평·청담동·방배동·송정동 등 1백50여만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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