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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한국축구를 짊어질「어린이 축구클럽」이 생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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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축구는「모래 위의 누각」(사상누각) 과 같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실업축구를 비롯한 국내축구가 내실 (內實) 을 기하지 못한 채 많은 축구 인들과「팬」들마저 국가대표「팀」이나 국제대회에만 관심이 편중, 축구에 대한 인식이 그릇 유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축구는 많은 우수선수가 나올 수 있는 바탕을 마련치 못한 채 세계무대로의 도약만을 노리는 과욕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적인 모순을 조금이나마 제거할 새로운 싹이 싹트고 있어 서광을 비치고 있다.
내년에 국내에서는 처음인 어린이 축구「클럽」이 서울에 생긴다. 서울에는 이미 9년의 전통을 쌓은 일요축구학교가 있지만 이것은 전용구장도 없이 1인지도자에만 이끌려 명맥을 유지, 진정한「스포츠·클럽」으로 보기는 어렵다.
내년 봄에 발족할 최초의 어린이축구「클럽」은 서울어린이대공원 안에 전용구장을 갖고 상근「코치」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축구를 배우게 될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봄부터 이 공원의 축구장 건립에 착수, 1천4백 평의 부지에 1천여 만원을 들여 길이 80m, 폭 56m의 산뜻한 잔디구장을 지난 10월말 완공했다.
서울시와 어린이대공원당국은 이 축구장을 내년 봄부터 개강함과 동시에 어린이축구「클럽」의 조직과 운영을 위해 현재 국민 교 축구연맹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지만 악천후가 아닌 한 1년 내내 개방하고「볼」과 축구화·「유니폼」등을 대량비치, 희망하는 어린이 누구에게나 이용토록 할 계획이다.
또 일본의 경우처럼 5∼6명의 상근「코치」를 위촉, 어린이들에게 축구를 과학적이고 조직적으로 지도할 것이며 축구 선진국들로부터「필름」·서적 등 시청각교재도 구입, 활용할 방침이다.
국내최초의 어린이전용 잔디구장을 만든 서울시는 이「클럽」을 모체로 하여 내년부터 새로운 국민 교 축구대회도 창설, 어린이축구의 획기적인 발전에 하나의 전기를 이루게 될 듯하다.
국민 교 축구연맹회장인 최상철 씨는『축구 인이라면 누구나 국민 교 축구의 육성이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이 실천에 옮겨진 적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어린이전용잔디구장과「클럽」의 창설은 큰 뜻을 지니며 앞으로 이러한「클럽」이 전국주요도시로 확산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군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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