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의 소망을 가꾼다" 제주교도소 감귤농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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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슬픈 수의의 꿈을 황금빛 밀감으로 달랜다. 한라산기슭∼제주시 오라2동 정실부락 중산간 지대에 자리잡은 제주교도소 감귤 원.
75년4월 제주교도소 소장 배응찬 씨의 착상으로 4천여 평의 황무지가 감귤 밭으로 가꾸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배추·무우 등 채소 류를 가꾸어 보기도 했으나 수익성이 좋지 못해 이곳 풍토를 살려 감귤묘목 2천8백여 그루를 심었던 것.
높은 담 벽과 쇠창살로 상징되는 교도소생활에 풀이 죽어지내던 재소자들에게 이 감귤작업장은「소망을 가꾸는 작은 낙원」으로 탈바꿈했다.
대자연속에서 수인들은 앞다투어 작업장에 나가 땀을 흘렸다.
일하는 보람과 함께 감귤도 무럭무럭 자랐다.
제주교도소 측은 도내출신 수감자 중 감귤재배기술자를 골라 관리를 전담시키는 한편 일반 수감자들을 지도해 이 결과 일반 농가의 감귤 밭보다 훨씬 관리가 잘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감귤 원에서 기술을 익힌 수감자 중 50여명은 출감 후에는 감귤 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희망에 부풀어 있다.
감귤 원을 가꾼 지 3년째 20여 그루에서 감귤이 열렸다. 재소자들은 저마다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내년부터는 60%이상이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교도소 측은 내년부터 감귤수익금으로 수감자들의 후생시설과 기능공양성시설의 확장에 투자키로 했다.
배 소장은 이에 따라 전국에서 재범 율이 제주가 가장 높으나 기술이 보급되면 이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교도소가 감귤농장을 조성할 때 서귀포청년회의소에서는 감귤묘목 1천 그루를 기증하는 한편 비배 관리를 계속해서 돕는 등 밝은 내 고장 만들기에 앞장서 나가고 있다. <제주=김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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