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달러 마르크 엔화 3극 통화 체제 만들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국제 통화체제 불안 해소책으로써 「달러」「마르크」「엔」화의 3통화를 기축으로 하는「3극 통화 체제」론이 미국의 국제통화 전문가 「로버트·로저」(전 재무차관)씨에 의해 제시되어 주목되고 있다. 3극 통화 체제란 ①「마르크」는 구주 통화 안정을 위해 지주 역할을 하고 「엔」은 극동 지역에서 서독과 같은 역할을 하며 미국은 「달러」와 세계 각국 통화와의 유대 관계를 계속 유지, 「달러」를 세계의 교환 수단·가치의 저축 수단으로 강화하되 ②3기축 통화간에는 변동폭의 목표권을 설정, 「마르크」대 「달러」, 「마르크」대 「엔」, 「엔」대 「달러」의 상호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것.
「로저」씨는 전통적인 국제수지 대책, 즉 환율 조정(강세 통화의 절상), 흑자국의 내수 확대(기관차론)및 대미 투자 확보(유출 「달러」환류) 등의 방법으로는 결코 미국의 적자가 해소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다음은 그의 3국 통화 체제 필요성과 그 배경.
환율 변화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감소해야 할 무역 흑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엔」·「마르크」화는 올 들어 20∼15%나 평가 절상했으나 서독 일본의 무역 흑자는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수지 조정 수단으로서의 환율 기능이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무역 흑자를 10억「달러」줄이기 위해서는 「엔」화를 지금부터 다시 10「포인트」더 절상해야 한다는 시산이다.
즉 흑자를 50억「달러」줄이려면 「엔」화의 환율을 「달러」당 2백「엔」선까지 절상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내수 확대론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서독과 일본은 모두 소득에 대한 수입 탄력성이 약하다.
양국의 실질 소득 증가율은 75∼77년간 연평균 3∼5%를 기록했지만 석유 이외는 수입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소득 증가에 따라 수입이 늘어나지 않는 한 내수 확대에 따른 국제수지 불균형 시정은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이 적자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장기 투자 형태로서 단기「달러」채무를 흡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외 정책에 앞서 국내 정책의 재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즉 ①소비자·경영자·투자가들의 자신감 회복 ③정부와 기업간의 관계 개선 ③「에너지」 문제 해결과 경제 성장 달성 ④지원적인 재정 정책 ⑤조절적인 통화 정책 등의 조치에 의한 「달러」방파제가 먼저 구축되어야 한다.
한편 변동 환율제 아래서의 각국 통화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강세 3통화를 기축으로 하여 국제통화 질서를 재정비하는 길뿐이다.
SDR(특별인출권)가 아직 기축 통화로서의 역할을 다할 단계에 도달하지 않고 있는 이상「달러」가 세계 경제에 대한 기축 통화 구실을 계속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역할의 일부를 「마르크」와 「엔」에 맡기는 것도 소망스러운 것이다.
3극 통화 체제는 바로 「마르크」와 「엔」화도 기축 통화화시켜 세계 경제에 대한 책임을 일부나마 지게 하는 것이다.
3통화간에는 설정된 목표 변동폭이 붕괴될 위험성이 있을 때만 시장 개입에 나서야 한다.
이는 EEC의 「스네크」(공동변동제)를 한발 더 진전시킨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체제에서는 미국은 「달러」가 3극 통화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내 경제를 우선하여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외지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