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효자 사격 … 대표팀 와해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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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오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효자종목 사격 대표팀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 사격의 르네상스를 이끈 변경수(56) 총감독을 대한체육회가 밀어내려 하자 대표팀 지도자 12명이 일괄사표를 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15일로 예정됐던 대표팀 훈련은 무기 연기됐다.

 사격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55개의 금메달을 안겼다. 복싱(56개)에 이어 둘째로 많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변 감독은 2003년부터 12년째 대표팀 총감독을 맡고 있다.

 체육회가 지난 14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경기력발전위원회에서 변 감독 선임을 반려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위원회는 변 감독이 지난해 전국체전에 클레이 종목 선수로 출전해 도핑에 걸린 것을 문제 삼았다. 오승훈 태릉선수촌 훈련기획부장은 “국가대표 훈련관리 지침을 보면 도핑으로 적발되면 훈련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며 “비리에 민감한 사회 분위기상 변 감독을 승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효철 대표팀 소총 코치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서 6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던 사안이다. 지난 7일 징계도 풀렸다” 고 반발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회의를 취재하러 간 기자를 태릉선수촌 입구에서 막고 입장시키지 않았다.

 대표팀 훈련장소도 논란이 됐다. 사격 대표팀은 “창원 사격장에서 네 차례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린다. 기존 선수들도 선발전에 나와야 하니 창원에서 촌외훈련을 하겠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체육회는 진천선수촌에 사격장이 있기 때문에 촌외훈련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범식 대한사격연맹 과장은 “진천 에도 훈련장이 있지만 결선을 치를 수 있는 사격장은 국내에 창원뿐이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위해 창원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체육회가 묵살했다”고 했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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