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곡수매 값 만족 않겠지만 쌀 사 먹는 사람도 생각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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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14일 하오 2시 청와대 대 접견실에서 전국 시-도별로 제일 높은 소득을 올린 부락의 남녀 새마을 지도자 이관영·이민정씨 등 22명을 접견(사진),『오늘 발표된 추곡수매 값은 농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비료 대·농약 대·인건비 한해 대책비등 영농자금을 생각할 대는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겠지만 국제시세에 비해 근 3배나 비싼 값으로 고미 가를 유지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통령은『그 동안 공업화 과정에서 도시인구가 농촌인구보다 많아진 만큼 쌀을 사 먹는 사람의 입장도 생각해야 하며, 정부는 그 대신 수매 량을 작년에 비해 훨씬 많이 책정한 것이므로 이런 점을 잘 인식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영애 근혜 양과 다과를 베풀면서 약45분간 환담한 박대통령은『이미 여러분의 마을은 구주 농촌에 부럽지 않은 수준이 됐고 나머지 마을들도 몇 년 안가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이렇게 되고 보니 쉬운 일 같지만, 지도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과 주민들의 협력의 결정이므로 앞으로 더욱 분발해서 잘 살고 평화스러우며 풍요하고 이웃끼리 인정이 넘치는 잘사는 마을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새마을 지도자들에게 특별 지원 금을 수여하면서『마을 발전에 가장 효과적인 사업에 쓰 라』고 말하고 팔목시계를 하나씩 선물했다.
다음은 박대통령의 대화 내용.
▲박대통령=전국에서 소득이 제일 많은 마을 지도자들이 오셨는데 이중에서 어느 부락이 제일 소득이 높습니까.
▲김치열 내무장관=전남 송지면 어불리 인데 작년 말 현재 3백87만원입니다만 금년엔 5백68만원이 예상됩니다.
▲박대통령=신효리(제주)의 김희자 부녀지도자는 소득이 1천만원이나 된다지요. 무엇으로 그 많은 소득을 올렸습니까.
▲김 여사=약 6천 평에 감귤을 재배하여 금년에 1만 관점도 수확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박대통령=어불 리는 무엇으로 소득을 높였습니까.
▲박태민씨=삼치를 잡아 수출을 하고 특용 작물로 마늘을 재배했습니다. 돈을 벌어 육지에 3백마지기의 농토를 사 두었습니다.
▲박대통령=(김 내무장관에게) 올해의 새마을 화보를 만들 때 전국에서 소득이 앞서가는 이 새마을들을 모두 수록하도록 하시오.(의 성 김상태씨에게)마늘을 주로 재배했다는 데 이것을 직접 판매합니까, 아니면 중간 상인에게 말고 있습니까. 의 성에서 왕산이 한발이 제일 심했는데 올 농사는 어떻습니까.
▲김상태씨=아직은 중간상인에게 넘기고 있습니다. 의성군 전체로 볼 때 평년작은 됩니다.
▲박대통령=(서울 이근섭씨에게) 이 장군, 묵 동은 육사부근이지요. 도시 새마을은 어려운 점이 많을 텐데 잘 해냈습니다.
▲이근섭씨=금년부터는 우리 마을은 충효의 마을로 만들 계획입니다. 그 동안 단계적으로 환경개선은 모두 끝냈습니다.
▲박대통령=(충북 중원군 홍승구씨에게) 이 마을은 아직 자조마을이군요. 고추재배에 소득을 올렸다 죠. 중간 상인에게 넘기면 농민에게 돌아올 이익이 적을지도 모르니 농협이나 조합 같은데서 구입하여 유통 출하시키면 어떻습니까. 서산의 수룡리도 마늘이 유명하다는데 의 성 마늘과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좋습니까.
▲김상태씨=아무래도 의 성 마늘이 더 좋지요.
▲최문우씨=수룡리 마늘은 전국의 마늘 시세를 좌우합니다.(폭소)잘 저장했다가 단 경기에 내고 있습니다.
▲박대통령=(전북 부안군 정영모씨에게) 단보 당 쌀 수확량은 얼마나 됩니까.
▲정영모씨=단보 당 6백㎏입니다.
▲박대통령=요즈음 단보 당 수확량이 그렇게 많습니까. 오늘 추곡수매 값 발표를 들었지요. 쌀 한 가마에 2만6천2백60원부터 시작해 시차제로 9백50만 섬을 사들일 계획입니다. 올해 대풍이 들었는데 수매 값은 국제시세에 비한다면 비싼 편입니다. 미국산 쌀을 사 온다면 t당 2백60「달러」, 태국 쌀은 t당 4백「달러」인데 우리 수매 값은 t망 6백70「달러」로 미국 쌀에 비해 3배나 비쌉니다. 앞으로는 남아도는 쌀을 어떻게 잘 처리하느냐가 문제입니다만, 가격차 때문에 수출도 하기 어렵습니다. 값은 많이 올리지 못했지만 그 대신 수매 량을 대폭 늘렸습니다. 쌀값이 비싸면 농민들은 좋을지 모르나 이제는 사 먹는 도시 사람이 농민보다 많아져 도시 사람도 덕 좀 봐야지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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