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회 전국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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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요새「프랑스」에서는『1㎞만 걸으면 신발이 닳아 버립니다』라고 적은 기묘한 신발 광고가 유행되고 있다.
「프랑스」사람들은 워낙「스포츠」를 즐기는 편이 아니다.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는 일은 거의 없다.「프랑스」사람들이 열광하는「스포츠」란 고작「프랑스」일주 자전거 경주뿐이다. 이것 역시 보고 응원하는 편이지, 참가하는 편은 아니다.
그렇던「프랑스」에서 지난 74년부터 도보여행 경기가 유행하고 있다. 참가자중「파리지앵」이 전체의 3할이나 된다. 몸을 단련시켜야겠다는 생각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퍼진 유행이다.
「프랑스」인의 체격은 원래가 큰 편이 아니다.「드골」같은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은 동양인에 가까울 정도다. 그게 최근에는 놀랍도록 달라졌다. 키도 평균 2m이상씩 늘어났다.
그러나 체격에 반비례해서 체력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그것은 영양과 운동의「밸런스」때문이라고 비평가들은 보고 있다.
한마디로 운동 부족인 것이다. 그리고 이건「프랑스」만이 겪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스포츠」의 나라라고 자랑해 오던 영국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총 선거 때마다「스포츠」정책은 가장 큰 쟁점의 하나로 되어 왔다. 지난번에「히드」보수 당수는『퇴조 일로의 영국「스포츠」를 근본적으로 재건하겠다』는 공약을 제일 앞에 내세우기까지 했었다.
물론「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하나라도 더 따자는 것은 아니다. 국력은 바로 체력에서 온다는 신념에서다.
영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서독도 지난 60년부터 착수했던「황금 계획」을 75년에 끝냈다.
그것은 전국 어디에서나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거대한「스포츠」시설을 건설하는 계획이었다. 『「스포츠」는 젊은이만의 경기가 아니다』라는 게 이때의 구호였다.
노인과 여생들에게「스포츠」의 문호를 개방하자는 것은 미국에서도 요새 한창 문제되고 있다. 그리하여「아이젠하워」때 발족한『청소년의 체력에 관한 대통령 회의』가 이제는 『체력과「스포츠」에 관한 대통령 회의』로 바뀌어 졌다.
오늘부터 전남 광주에서 제58회 체전이 열린다.
참가선수 1만2천명. 서독·캐나다에서 사는 교포 선수들까지 참가했다니 호화롭기 그지없다.
이처럼 온 나라안이 함께 열광하는「스포츠」대회는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기 어려울 것이다.
이만한. 체전을 단순한 젊은이의 축제, 지방끼리의 우방 다툼으로 끝날 수야 없는 것이다. 정말로『굳센 체력·알찬 단결·빛나는 전진』이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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