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이샨드레」의 노벨상 수상「스페인」문학의 중흥을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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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조간지의「노벨」문학상 최종 후보자 명단에 내 이름이 빠진 것을 보고 수상자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앉았다』는「비센테·알레이샨드레」의 말처럼 금년도「노벨」문학상 수상자 결정은 본인에게는 물론 전 세계 문단에 의외로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
세계 문단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는 점에서「알레이샨드레」의 수상은 75년「이탈리아」의「에우제니오·몬탈레」의 수상과 비교되고 있다. 대체로 수상자 결정전의 공식·비공식 후보가운데서 수상자가 나오는 것이 상례였으나「몬탈레」의 경우나「알레이샨드레」의 경우는 예외에 속하기 때문이다.
금년에는, 만년「노벨」상 후보자로 꼽히는 영국의「그레이엄·그린」, 70년대 이후 매년 강력한 후보자로 등장해 온 독일의「귄터·그라스」, 여류작가로서「프랑스」의「시몬·드·보바프」와 영국의「드리스·레싱」, 그리고「터키」작가「야샤르·케말」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문인들이 물망에 올랐었다.
물론「몬탈레」등 다른 무명 문인의 수상 때처럼 이번 수상자 결정을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지만「알레이샨드레」의 경우 미국의 어느「스페인」문학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그 자신의 영광도 영광이지만 「스페인」 문학의 제2의 황금기가 도래했음을 증명한 것』이라는 견해가 타당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보아「스페인」문학의 영광에 더 큰 역점이 두어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의「스페인」문학은 영·불·독문학에 비하면 매우 생소한 편이다. 대학에 「스페인」어 과가 있는 곳도 외국어대학 한곳뿐이고 따라서「스페인」어 문학을 전공하는 교수도 고작 10명 안팎이다.
그러나「노벨」문학상에 대한 일반이나 문학 독자의 관심은 매우 높기 때문에 금년에도 「알레이샨드레」시선 집 출간을 위한 출판계의 경쟁은 치열할 듯 하다. 다만 소설보다는 시가 인기가 덜하다는 점, 그리고「스페인」어 전공 교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2, 3일간은 눈치보기가 계속될 것 같지만 교수1인당 1권씩은 돌아가게 될 것 같다.
첫 주자로서 장선영 교수가 P사와 계약을 끝내고 그 동안 써 두었던 번역 원고에 새 원고를 추가, 제작에 착수하여 1주일쯤 후면 출간되리라고 한다. <정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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