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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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9월19일부터 30일까지「불가리아」수도「소피아」에서 열린 제64차 IPU(국제의원연맹)총회에 7명의 한국대표단 일원으로 참석하고 5일 귀국한 엄영달 의원(신민)은『그 전 같으면 북괴 대표가 연설할 때 소련을 비롯해서 공산권 대표들이 박수를 쳐주는 게 관례였는데 이번엔 그렇게 냉랭할 수 없어요. 북괴의 호전성에 다들 염증을 느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고 했다.
남-북이 설전을 벌일 때도 공산권 대표들이 북괴를 별로 편들지 않더라고 했다.
엄 의원은 비 자치령 및「아프리카」문제 위원회서 북괴 대표 김상봉이 식민 제국주의잔재·인권문제 운운하며 우리를 비난 하 길래 의사 진행 발언을 얻어 통쾌한 반박을 퍼부었더니 북괴는 아무 대꾸도 못하고. 다른 공산국가 대표들도 반론 한마디 없더라고 그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판문점 도끼살인의 주모자가 김일성이요, 마약 밀수로 국제사회에 파문을 던진 총책도 김일성이며 김일성의 말이 곧 법일 뿐「자유」란 말조차 존재하지 않는 북괴가 무슨 낮으로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퍼부었더니 꼼짝 못하더군요.』
엄 의원은 북괴가 특히 소련 및 동구 공산 국들로부터 고립 당하고 있다는 것은 반대로 한국이 이들 공산국가들과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고 분석, 『당장 정치관계는 어렵지만「스포츠」음악 예술 교류는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이스라엘」과「아랍」의 싸움에는 같은 나라 대표들도 반씩 갈려 지지해 주는 경 법을 쓰더라고 소개.
「소피아」는 1인당 GNP가 2천4백「달러」나 되는 나라의 수도인데 규모는 우리 수원정도나 될까요. 건물 늘어선 것도 중앙청서 노량진 가는 정도로 시가가 짧더군요.』『「재즈」 음악들을 듣고 미국 방송이 24시간 공공연히 나오는걸 봐 이쪽 문명에 대한 향수가 대단한 것 같습니다. 「후겔」종업원에게 살짝「팁」을 주었더니 대접이 1백80도 달라지는걸 보고 돈 좋아하기는 공산사회도 마찬가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하.』
그는 이번 총회에선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자는 결의도 했다고 첨가했다. <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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