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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심정수, 홈런킹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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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은 캐딜락(고급차)을 타고, 타격왕은 셰비(보통차)를 몬다."

홈런은 '야구의 꽃'으로 불린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에서는 홈런타자가 특급대우를 받는다는 것을 빗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시즌 개막을 앞둔 한국 프로야구의 가장 큰 흥행요소 역시 장쾌한 홈런포에 맞춰지고 있다.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좌.우 거포 이승엽(삼성)과 심정수(현대)가 펼칠 홈런 레이스다.

▶홈런 부문

지난해 한개 차로 이승엽(47개)이 승리했던 '이-심' 대결은 올해 이후 더이상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희소성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끈다.

아홉시즌째인 올시즌을 끝내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이승엽은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그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통산 2백68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이승엽은 미국 진출 전에 3백홈런 고지와 다섯번째 홈런왕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이승엽이 빠른 스윙과 정확한 콘택트 위주의 홈런타자라면 심정수는 서구선수 못지않은 힘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슬러거형이다. 심정수는 올 초 플로리다 말린스의 스프링캠프에서 얻은 자신감과 함께 세기까지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범경기 타율 0.310에 홈런 3개를 기록한 심정수는 이승엽(시범경기 타율 0.224, 홈런 2개)보다 초반 컨디션이 좋다. 두 선수의 대결에 도전장을 낼 후보는 송지만(한화).김동주(두산).마해영.브리또(이상 삼성) 정도다.

▶투수 부문(다승-구원)

'에이스의 꽃' 다승왕의 1번 후보는 송진우다. 송진우는 시범경기에서 11이닝 동안 방어율 0을 기록했을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이다. 언제나 꾸준했다는 점 또한 37세 나이를 잊게 만든다.

지난해 다승왕 키퍼(기아)는 기교파 외국인 투수가 국내무대 2년차 때 몰락했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다승 3위였던 임창용(삼성) 역시 목표의식 상실로 다승왕 레이스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송진우의 새 라이벌은 정민태(현대).리오스(기아) 등 노련하고 힘있는 투수들이다.

구원부문은 올해 말 FA 후보인 진필중(기아)과 지난해 구원왕 조용준(현대)을 비롯, 노장진(삼성)의 3파전이 3강으로 꼽히는 팀 성적과 맞물려 불꽃을 튈 것으로 보인다.

▶타격 부문

장성호(기아)의 2연패 여부가 관심을 끈다. 장성호의 앞뒤에 이종범.박재홍 등 위력적인 동료들이 포진될 것으로 예상돼 장성호를 피해갈 수 없다는 점에서 유리한 위치다.

그러나 타격왕 자리는 1991~92년 이정훈(당시 빙그레) 이후 2연패를 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예측불허의 전투장이다. 96, 98, 2001년 등 2~3년 주기로 리딩히터를 꿰찼던 양준혁(삼성)을 비롯해 이영우(한화) 등 좌타자들이 후보군에 꼽힌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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