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웰 장군 증언간담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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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스트래턴=귀하가 보는 철군의 조건은 무엇인가?
스틸웰=북괴가 무력 통일정책을 포기하고 한국정부를 인정하며 남북한의 대화가 재개되고 「유엔」에 동시가입하며 4대강국이 남북한을 교차 승인하는 조치의 선행이다.
스트래턴=미국은 「베를린」에는 1개여단을 주둔시키고 한국에 2개여단을 배치하고있는데 1개여단 정도만 남더라도 전쟁억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은가?
스틸웰=아니다. 「베를린」의 1개여단은 방대한 NATO군사력의 일부에 불과하다. 지난 몇해 동안 미군이 한국군에 장비를 이양하고 있고, 특히 제4「미사일」사령부까지도 이양했는데 그렇다고 미 지상군의 존재가 필요없는 상황을 상상할 수 없다. 1개 사단 정도는 계속 주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버드 의원=「카터」대통령은 합참이 철군계획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것을 액면대로 믿을 수 있는가?
스틸웰=군 지휘관들은 어떤 결정이 나기 전에는 건의를 한다. 그러나 일단결정이 나면 그 결정에 따르거나 군복을 벗어야 한다. 따라서 합참이 내심으로는 철군반대의사를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지금은 표면에 나타내지 못할 것이다.
몰로헌 의원=경제적으로 한국이 월등히 우세한 것은 사실인가?
스틸웰=GNP와 인구로는 한국이 앞섰다. 지상군은 한국이 7만명 정도 많다.
버드=소련의 북괴지원은 어떤가?
스틸웰=군원을 제공하고 있다. 북괴는 중공에서는 잠수함, 소련에서는 「미사일」같은 것을 받고있다.
일단 중공과 소련의 동의 없이도 북괴가 한국을 침략하면 소련과 중공은, 첫째 그들간의 경쟁, 둘째 북괴와 접경하고 있다는 지정학적 조건 때문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
배드험 의원=귀하는 15년이면 한국이 충분한 자주국방능력을 갖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때까지는 김일성이 죽거나 무력통일을 포기할 것을 기대한다는 말인가?
스틸웰=그런게 아니다. 김일성의 후계자가 누가 돼도 김일성만큼 호전적인 정책을 쓸 것이다. 내가 말하는 의미는 15년이면 한국과 북괴의 전체적인 균형이 북괴로 하여금 남침가망이 없다고 체념하는데 까지 미칠 것이라는 것이다.
그때까지는 한국·일본·대만의 경제가 한 단위로 통합될 것이다.
스트래턴=한국군의 사기는 어떤가?
스틸웰=한국군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사람들은 철군을 전쟁 억지력의 약화로 본다. 한국사람들은 북괴가 한국을 공격할 때 미국의 개입이 즉각적인 것은 아닐 것이라고 판단하는 눈치다.
스트래턴=박동선 사건으로 보완조치를 위한 원조가 정말 부결될 전망이 있다. 「토머스·오닐」하원의장도 그런 말을 했다.
그렇게되면 결과는?
스틸웰=동북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보더라도 그것은 무책임한 조치다.
트린의원=구체적으로 군사적인 영향은?
스틸웰=철수되는 미국의 군사력만큼 한국의 군사력이 약화되고 따라서 김일성은 오산을 범할 가능성이 많아진다.
트린=5년 이내에 북괴가 한국을 침략하면 서울방어는 가능한가?
스틸웰=서울은 일단적의 수중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스트래턴=미국이 그럴 경우 지상군을 다시 파병할 가능성은?
스틸웰=지상군 파병의 문제가 아니다. 미 지상군이 연계철선으로서 서울과 휴전선사이에 주둔하지 않으면 공군을 증가하는 것조차도 즉각적인 결정이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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