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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도 덜고 뵈람도 느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만 55세 이상의 여성유휴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서울시가 마련한 「노인 봉사원」제가 지난17일부터 실시돼 아를 봉사원이 각 가정으로 파견되고 있다. 1백 여명의 신청자 중 봉사원으로서의 자격을 갖춘 70여명의 이 노인 봉사윈들은 15, 16양일 간 『인간관계』 「아동심리의 이해』 등의 집중적인 기술교육을 받고 집 보기와 아기보기 등의 가벼운 일을 맡게된다. 나이의 상한선은 두지 않아 70세의 고령인 할머니도 3명이나 있는데 이들은 『손자가 다 자라 심심해서』·『경제적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해서』 『사회에 좋은 일을 하고 싶어서』 등 여러 가지 지윈 이유를 밝히고있다.
파견 첫날인 17일에는 7`8명이 일을 맡아 10%미만의 파견률을 보여줬으나 할머니가 없는 집이나 맞벌이 부부의 요청으로 노인 봉사원의 수요는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노인 봉사원이 받는 일당은 6백 원(상오10시∼하오5시, 1시간 초과 당 1백원추가). 보통 파출 가정부의 반액 정도이나 노인 봉사원들은 한결같이 새로운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60세의 박성순 할머니는 최점희씨 댁(서울 종로구 효자동)에서 3세뇐 아기를 돌보고는 『생각보다 힘도 안 들고 식구들이 친절해 앞으로 계속하고 싶다』 고 말했다. 결혼해 분가한 아들·딸이 생활비를 대주고 있지만 우두커니 앉아있는 것에 진력이 나고 또 사는 보람도 없어 자원 했다고 덧붙였다.
주부 김석준씨 (서울 관악구신림동)는 가정부 없이 생활을 하고있지만 외출 할 때 3형제를 맡길 사람이 필요했는데 좋은 제도가 생겨 다행이라고 했다. 마침 집에는 할머니도 계시지 않아 아이들이 정규진 봉사원(62)을 무척 따라 일거양득이라고 했다.
5개월 된 아기를 보기 위해 서올 보문동 구중희씨 댁으로 파출 나간 이난숙 봉사원(61)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불안하고 가슴이 떨렸다』고 첫 파출 소감을 말했다. 아직 아들에게는 알리지 않았지만 『낮에 하루종일 멍청히 앉아있는 어머니보다는 조금이나마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여겼으면 좋겠다』 고 한다.
노인 봉사원을 원하는 가정은 집을 보거나 아기 돌볼 봉사원 외에도 환자의 잔 심부름,주인할머니의 말벗 또는 다식·약식 등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할머니 등 찾는 범위가 넓다.
서울시청 신태희 부녀계장은 『시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수요가정에서 금전으로 따질 것이 아니라 경로사상과도 결부해 이들을 섬긴다면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한 제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노인 봉사원들은 경제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많지만 남의 자식에게도 사랑을 주고 심다거나 양어머니노릇을 하고싶다는 바람도 있어 이들이 심리적으로 무척 외롭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 주기도한다.
또 이들 대부분이 집에 알리지 않고 몰래 신청을 하거나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어 아직은『정당한 일을 하고 정당한 보수를 받는다』는 뚜렷한 직업의식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돼 수요가정이나 봉사원이 함께 시정해 나가야 할 점이라 하겠다.
서울시는 수요가정이 대폭 늘어날 경우 봉사원을 더 뽑아 훈련을 시킬 계힉이다.
노인 봉사원을 원하는 가정은 각 지역별로▲종로가정상담소 (㉨9372) ▲성동가정 상담소 (⑬9707)▲마포가정상담소 (⑭1562) ▲관악가청상담소 (ⓜ5750) ▲도봉 가정상담소(⊙8185) ▲강남가정상담소 (㉳1623) 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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