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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으로 기우는 미 정년제 논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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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금 미국에서도 정년제논쟁이 한참이다. 이 사회적인 논쟁은 하원의원 1백9명이 의원입법 형식으로 ①연방정부공무원의 70세 정년제를 폐지하고 ②민간기업의 65세 정년제를 궁극적으로 폐지하되 그 과도조치로 우선 70세로 연장한다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더욱 가열되고 있다. 하원의 심의를 받고있는 이 법안은 현재로서는 통과될 가능성이 많다.
특히 6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인도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활약했던 「카터」대통령의 노모 「릴리언」여사도 이 법안에 적극 찬동하고 있다.
정년제 반대론자의 주장은 『일을 감당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것은 연령과 관계없는 문제이고 계속 일하든지 은퇴하든지 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이 선택할 문제지 강압적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
정년제 반대론자 가운데 저명인사로는 원로외교관 「애버럴·해리먼」씨(85)와 TV계의 유력인사 「윌리엄·페이리」(75) CBS방송회장, 여배우 「라스·고든」(80), 남자배우 「존·웨인」(70) 등.
이들은 현재 각계에서 젊은이 못지 않게 정력적으로 활약하면서 노익장을 자랑하고 있다.
일반시민들은 『정년을 맞아도 사회보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정년제에 회의를 나타내고 있다. 정년제반대론에 대해 기업을 중심으로 한 65세 정년제 찬성파는 ①인간의 노동능력은 45∼55세 때가 「피크」이고 그 이후는 하강하며 ②나이 많은 사람이 은퇴하면 그만큼 젊은이를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고용의 회전촉진 때문에 노동조합도 기본적으로는 정년제연장에 반대하고 있는데 연장파는 『실업문제는 정부의 책임이기 때문에 정부의 잘못에 노인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83세의 고령인 「조지·미니」산별노조위원장은 하원의 법안에 반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노조의 입장도 미묘한 상태다.
대체적인 미국의 여론은 정년제 연장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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