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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산학협력 기사] "소비자 울리는 감성주점의 횡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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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과 주점을 혼합한 형태인 ‘감성주점’들이 소비자를 상대로 횡포를 부리고 있다. 건대와 홍대, 강남일대 서울시 번화가에 몰려 있는 ‘감성주점’들은 이용객이 많은 주말 및 공휴일에는 평일보다 평균 1~3만원이 비싼 메뉴판을 내놓고 있다. 평일에는 과일화채가 15000원 이었던 것이 주말이 되면 23000원을 받거나, 혹은 안주가격이 2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2가지 이상을 묶어서 판매하는 구조로, 안주를 2만원 이상 주문해야만 이용 가능하다. 심지어 평일에는 6만9천원이었던 주류+안주셋트가 주말이 되면 9만9천원을 받는다. 심지어 이용 시간을 제한해 추가주문이 없을 시 소비자들을 퇴장시키기도 한다.

20대 젊은이들이 감성주점을 즐겨 찾는 이유는 술집이지만 클럽과 유사한 구조여서 클럽에 가지 않아도 한 공간에서 술과 음악, 춤을 즐길 수 있다는 것과 이성과의 즉석만남, 즉 ‘헌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상대로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는 상황에도 주말마다 놀이동산을 연상하게 하는 긴 줄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번화가에서 이상하리만큼 긴 줄이 늘어져있는 술집을 본다면 십중팔구 “감성주점”이다. 짧으면 1시간, 길면 2시간 반 이상 기다림 끝에 입장을 하면, 이용시간은 3시간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일명 ‘하이패스’ 편법이 있다. 1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주류인 리큐르, 위스키, 보드카 셋트를 주문할 경우 빠른 입장은 물론 제한 시간도 없어진다.

주말에는 감성주점의 횡포는 이뿐만이 아니다. 2명이 가던, 6명이 가던 인원에 상관없이 주말에는 가게에서 정해둔 최소 2만원 이상의 안주를 주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 술집과는 달리 소비자들의 주류 선택권도 제한받는다.

주말에는 소주, 맥주는 판매하지 않고 8~10만원 이상 고가의 주류만 판매하기도 한다. 또한 일반적인 술집에서는 두 회사의 소주를 구비해놓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종류로 선택해서 먹을 수 있도록 구비해둔다. 하지만 감성주점에서는 한 회사의 소주만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어야만 한다.

심지어 용량이 많은 리큐르, 보드카, 위스키류의 경우 키핑 서비스 또한 일반 술집에 비해 짧다. 일반적으로 보관 기간이 1개월 정도이나 이곳에서는 14일에 불과하다. 게다가 구매자가 원할 때 먹을 수가 없다. 감성주점의 키핑 규정에는 주말에는 키핑주류를 먹을 수 없고, 평일에만 와서 먹을 수 있게 제한하고 있다.

B씨(22, 직장인)는 3명이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7명이 들어오자 내쫓김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업주들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많은 인원을 받으려고, 소수인원 테이블을 빼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업주 측의 이런 횡포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항의도 못하는 실정이다. 불만을 표출하는 순간 블랙리스트로 낙인되고 다시는 방문하지 못하도록 입구에서 차단하기 때문이다.

디지털미디어학과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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