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민 강제 소개|전시체제 강화 위해 가족은 직장·학교단위 집단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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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김경철특파원】북괴는 현재 전 주민을 엄격한 전시체제 규제하에 가족을 산산이 분산, 직장이나 학교단위로 집단화시켜 전쟁시의 동원태세에 들어가 있다고 동경에서 발행되는 통일일보가 18일 북괴를 다녀온 조총련계 사람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16일 일본「도야마껜」(부산현) 「후시끼」(복목)항을 떠나 청진을 경유, 평양에 갔다가 지난 12일 만경봉호로 일본에 돌아온 조총련계 상공인이 북괴실정을 보고들은 대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북한주민들은 남편·부인·어린이들이 흩어져 집단합숙을 하고 있으며 노동당·정권기관관계자와 그 가족등 특별한 신분이외의 일반 평양시민들은 강제적으로 평양으로부터 40㎞이상 떨어진 지역으로 전출 당해 평양시의 인구는 격감되었다. 강제 소개당한 주민은 우선 살 곳이 없어 고생을 하고 있고 북괴의 경제상태의 핍박으로 작년보다 생활상태가 3할 정도 악화되었다.
북한주민들은 당국의 탄압보다는 배고픔과 과로·병고, 그리고 흩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에 지쳐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으며 금년 들어 소문 없이 행방불명되는 예가 많았다. 요즈음에는 반혁명파괴분자라는 이유로 불평불만을 갖고있는 주민들을 공개처형까지 하고 있다. 북괴에 갔다가 일본 재입국을 하지 않은 윤봉구 전 조총련신용조합 회장에 대한 소식을 알아보았으나 북괴간부들은 「수령의 배려로 조국에서 일하고 있다」고 판에 박은 말을 되풀이했으며 김정일의 후계문제에 대해서는 「후계결정은 당의 부동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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