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닦은 연기 보이겠다"|1인극 『빨간피터…』의 주인공 추송웅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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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3년 「달걀」로 「데뷔」한 이래 금년이 꼭 15년이더군요. 그 동안 전진과 후퇴를 거듭하면서도 오늘까지 연극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정리하고 싶은 생각에서 「모노드라마」를 택했습니다. 특히 「카프카」작품인 <빨간「피터」의 고백>(원제=어느 학술원에 제출된 보고)은 그 내용이 나의 이 같은 소망에도 부합된다고 판단돼 약4개월 맹렬히 연습을 했습니다.』 20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모노드라마」(1인극) 공연을 앞두고 주인공 추송웅씨는 15년 동안 연극을 통해 얻은 기량을 관객에게 보여 줄 것이라고 의욕적으로 말했다.
15년 동안 84편의 연극에 출연했지만 1인극은 처음인데다 혼자 연출·연기·제작을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고. 더구나 주인공 「빨간 피터」가 원숭이이기 때문에 원숭이의 행동연구가 가장 어려운 고비였다고 이번 공연의 난관을 털어놓았다. 『원숭이 생태를 알기 위해 창경원·어린이공원·지방「서커스」 등을 일부러 찾아가 원숭이를 스승으로 삼고 배웠지요. 원숭이의 표정, 먹는 모습은 자신 있지만 다른 것은 아직도 더 연습해야….』 그러나 「카프카」의 이 작품은 원숭이가 인간화하여 「악몽에서의 탈출」과 「자유」를 찾는 의미 깊은 내용이기 때문에 과도한 원숭이 행동으로 「코미디」화, 관객을 웃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주부터 창고극장 무대에서 최종「리허설」에 들어간 추씨는 연극인들이 자신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기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팜플렛」을 30여「페이지」로 제본, 자신의 작품연보도 수록하고 연극이라는 직업에 대해 애정과 긍지를 갖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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