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안보공략 안 지키면 한국은 핵무장 할 것으로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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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다음은5일 하오「어니스트·W·레피버」박사 (미「조지 타운」대학교수)가 『미국의 대외공약과 핵무장-한국·대만 의 경우』제하로 행한 강연내용 가운데 한국관계 부분을 요약한 것이다. 「레피버」씨는 미국의 안보공략이 약화되고 미군이 남한에서 철수 할 경우 한국이 핵무장 할 것으로 예상되나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의 핵무장이 오히려 지역적인 긴장과 불안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편집자주>
한반도에서 군사분쟁이 재발한다면 동「아시아」의 평화는 파괴되고 미일관계는 긴장되며 열강의 개입을 초래할 것이다.
한국은 서방측 세계전략의 중요거점인 일본의 중요방위선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북괴의 압력과 월남·「앙골라」의 적화, 「카터」의 미 지상군철수로 한국에서는 두려움이 증가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핵무기개발을 포함한 여러 가지 국방력 강화노력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85년까지 소규모의 억제용 핵무기, 2천년까지는 대규모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핵 개발에 대한 결정과 거기에 투입될 자원은 미국정책에 크게 좌우 될 것 이다.
한국의 핵 개발 노력은 이 지역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나 반대로 전쟁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미국이 안보협력과 지원을 계속 하는 한 한국이 핵 개발에 착수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한국이 핵무장을 결정한다면 안정을 해칠 것이다. 필시 북괴가 예방전쟁 즉 선제공격을 해올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이 재발한다면 그것은 힘에 의한 한반도의 통일을 의미한다. 전쟁의 승패는 남북이 외부지원을 어느 만큼 받느냐에 달려있다. 한국이 통일을 달성하려면 소련·중공이 개입할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지원을 못 받고있을 때 북괴가 중소의 지원을 받는다면 북괴가 한반도를 통일 할 것은 명백하다.
미국이 한국방위에 실패한다면 미국의 대일 방위공약에 의문이 생기고 서 태평양의 안정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이 약화되고 미국이 한국에서 철수할 경우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그 핵무기는 얼마간은 전쟁억제력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북괴도 이에 대항하여 위력 큰 무기를 개발할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북괴는 한국처럼 기술적으로 진보되지도 않았고 부유하지도 않다. 소련이나 중공은 북괴에 핵 개발 능력을 부여키 위해 편의를 제공하지도 않았고 북괴의 노력을 제지하지도 않았다. 북괴가 독자적인 핵무기개발을 위해 노력한다해도 한국의 계획에 필적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이 언젠가 위력 있는 전투용 핵무장을 갖추리라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비록 상징적인 힘이라도 갖추기 시작한다면 이에 대한 미국이나 일본·소련·중공 등에 의한 대항조치가 생겨나 오히려 한국의 강력한 군사력이나 지역적 안정은 보장되기 어려울 것이다.
「카터」대통령의 주한미군철수는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에 저해될 뿐 아니라 그가 강경히 추진하고 있는 세계적인 핵 확산방지에도 모순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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