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4) - 통풍 주범은 음주와 미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당뇨병과 함께 최근 급증하고있는 대사성질환에 통풍이라는 것이 있다.
30여여년 전만 해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던 통풍환자가 요즈음 부쩍 늘고있는 것이다. 육류 위주의 영양과다가 통풍발생의 요인으로 지적되기 때문에 통풍도 단연 현대병으로 꼽힌다.
최영길 박사(「가톨릭」의대교수·내과학)의 설명에 따르면 통풍은 관절에 발작적인 격통을 일으키는 대사성질환이다.
통증은 대개 엄지발가락에서 시작, 병의 진행에 따라 발등·발목·무릎·손가락·손목·팔꿈치에까지 나타난다. 발작적인 격통은 주로 밤중에 심하다.
남성에게 압도적으로 많은데 특히 40대 이후 남자에게 호발한다(95%이상). 그러나 요즈음에는 젊은 사람사이에 부쩍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통풍은 일종의 관절염이긴 하지만 나타나는 증상으로 보아 전신성 질환이라는 최 박사의 말이다. 때문에 고혈압이나 신장장애를 동반하는 예가 많다.
최 박사가 꼽는 통풍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 하나는 요산(핵산대사 결과 생기는 찌꺼기)의 배설이 콩팥을 통해 제대로 안되어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핵산대사 이상에 의한 요산의 과잉생산이다.
어떻든 통풍의 생화학적 원인은 혈액 중에 요산 함량이 병적으로 높은데 있다.
왜 혈액 중에 요산이 넘치게 되는가. 유전적인 요인과 함께 육류의 과잉섭취 때문이라는 최 박사의 설명이다. 그리고 술도 크게 영향을 준다. 음주 후에는 꼭 통풍이 악화된다.
따라서 통풍이 음주와 미식을 즐기는 현대인에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최 박사의 분석이다. 옛날부터 구미 여러나라에서 통풍을 제왕병이라고 부른 이유는 음주와 미식을 탐하는 왕후·귀족·정치가·실업가·예술가들에게 이 병이 흔했던데 있다.
또 다른 현대병의 경우와 비슷하게 격심한 정신「스트레스」가 통풍발작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 박사는 통풍과 「스트레스」와의 밀접한 관계를 통풍연구의 세계권위인 미국의 「탤보트」박사의 「리포트」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지능지수가 높고 머리가 좋은 반면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의 혈중요산함량은 일반적으로 높다. 통풍은 두뇌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숙명적인 질환이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예가 있다. 아내와의 불화가 원인이 되어 통풍발작을 일으켰던 한 환자는 이혼 후 아내로부터 정신「스트레스」를 받지 않게되자 통풍증상이 씻은 듯이 가셨다.
그러므로 통풍의 치료 및 예방의 「포인트」는 합리적인 식생활과 정신「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다.
의사의 처방에 따른 약물요법과 함께 미식과 음주를 삼가는 생활처방이 중요하다. 특히 소나 돼지의 간을 비롯한 내장류는 절대 금식하도록 한다. 내장류를 좋아하는 비만형의 사람한테 통풍이 흔하다는 사실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한편 여름철에 몸을 지나치게 냉하게 해도 통풍이 발작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취침 때 냉방장치를 끄도록 한다. <김영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