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 다시 세계연극중심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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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런던」시내 「사우드·뱅크」의 영국국립극장에 「해리·그랜빌·바커」의 작품 『마드래스·하우스』(1909년)가 공연돼 세계연극계의 화제가 되고있다.
「매스컴」이 『다시「런던」으로 하여금 세계연극의 중심지임을 확실하게 해줬다』고 격찬한 이 작품은 작가인 「그랜빌·바커」의 탄생1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국립극장이 특선, 공연하고 있는 것이다.
1910년대에 배우·연출가·작가로 활약했던 「그랜빌·바커」는 당시의 대문호 「버나드·쇼」등의 빛에 눌려 작가로서는 신통치 않은 인물로 평가됐었다. 『마드래스·하우스』 역시 「런던」의 변두리극장에서 초연된 후 실패작의 대본들이 쌓이는 창고에서 다시 찾아낸 정도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당시 사회에서 경멸받던 여성들의 대표격인 사창가를 주제로 여성의 지위향상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몇 명의 유지들에 의해 재공연될 수 있었다. 최근 이 작품을 영국국립극장의 「올리비에·스테이지」(영국국립극장은 3개의 무대를 가지고 있다. 그중 가장 큰 것이 「올리비에·스테이지」로 초대국립극장장인 「로렌스·올리비에」를 기념하기 위해 붙인 이름)에서 연출하고 있는 모험적인 연출가 「피터·홀」경은 1910년의 상황이나 현대의 상황이나 여성의 지위가 크게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60여년전 강력히 여성해방을 역설한 이 작품의 중요성은 오늘날에도 충분하다고 강조하고있다.
「마드래스·하우스」란 주인공 「콘스탄틴·마드래」가 경제적인 문제로 결혼할 수 없는 소녀들과 과부들을 모아 만든 매음소굴의 이름. 「콘스탄틴·마드래」는 항상 이 집에서 경멸하는 목소리로 여성을 학대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여성지위향상의 절실함을 역설적인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다.
특히 주인공「마드래스」역을 맡은 「폴·스코필드」(국내에 공개된 『사계절의 사나이』에서도 주인공)는 미끄러지듯한 목소리로 사창가 두목역할을 해내 화제가 되고있다.
영국의 연극평론가 「마이클·빌링턴」은 『이번 공연을 통해 「마드래스·하우스」가 작가의 의도대로 완전히 복원돼 새로운 여성지위향상운동이 필요하게 됐다』고 「가디언」지에 평했다. <뉴스위크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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