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들이 만든 친목계 3백50년이나 이어와-경북 안동지방의 「동도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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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조중엽 선조들이 만든 친목계(계)인 동도회가 3백50년이 지난 지금까지 경북 안동지방에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경북 안동군 풍산읍 오미1동 김원재씨(72)를, 회장으로 한 전국회원들은 1년에 1차례씩 모여 조상의 위업을 기리면서 큰잔치를 베풀고 후손들에게 충효사상을 심어주고 있다.
동도회가 생긴 것은 이조 인조때 당시.
영천군(현재 영주군)을 출신인 김영조가 인조6년 (1628년) 4월 명나라에 책예주제부사로 갔다 돌아오는 길에 압록강에서 풍랑을 만나 소식이 끊겼으나 몇개월 뒤 김사신이 무사히 살아 돌아오자 그를 환영하려는 인파가 줄을 이었다는 것.
이때 환영대회에 참석했던 동도(당시 경상도)출신 김효선 (영천)등 35명의 문중이 모여 동도회라는 친목계를 만든 것.
동도회는 해마다 5월이면 경남·북의 회원집을 번갈아 돌아가면서 1년에 1차례씩 모임을 갖고 예절·교육·농사·혼례등 생활주변소식을 전하는 것은 물론 문화발달에 적지 않게 기여해왔다.
이들은 「동도회 첩도현실록」을 만들어 동도회를 후손에게 물려주어 오랫동안 계승되었으나 1940년 나라 정세가 어수선한 사이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30여년뒤인 72년4월 대구에서 새로 모임을 갖고 부활됐다.
동도회 후손인 이도환씨(67·고령군 고령읍 본관동), 경남합천의 심재원씨(68)등이 당시의 회첩을 들고 6년 동안이나 후손 찾기에 나서 조상들이 이어오던 동도회를 되살린 것.
14∼15대 후손들인 이들은 5월22일, 김영환의 후손 60여가구가 모여 사는 안동군 풍산읍 오미1동에서 1백30여명의 회원이 모여 연례회를 일었다. 이때 참석한 최고령자는 대구의 서상규옹(84) .
후손인 안동군 풍산읍 오미1동 김재진씨 (40) 는 『선조들이 애써 전승해온 동도회를 사회에 봉사하는 모임으로 보다 알차게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마을 김직현씨 (61)는 대구에 7, 8백만원을 들여 올해 안에 회관건립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안동=이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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