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한 번만 줘도 10% 증수 거뜬" 「지속성 비료」 개발 본격화-KIST·미 국제비료센터 공동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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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비료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새로운 비료가 멀지않아 선을 보일 전망이다. 천천히 녹으면서 효과가 오래도록 유지된다고 해서 지속성비료라고 불린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가 미국의 국제비료개발센터(IFDC)와 공동 연구협정을 맺어 지속성비료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하기로 한 것이다. 즉 양측이 각 5만달러씩을 부담하고 KIST고분자화학연구실 팀(최남석· 문상흡 박사)이 모든 기초 연구를 수행하며 개발된 기술은 다른 아시아 각국에 보급토록 한다는 것이다.
현재 농작물의 수확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 여러 가지 방법, 예를 들어 관개시설·품종개량·토질개량· 농업기계화· 영농법· 경작지 확대·농약사용· 비료 등이 있으나 특히 비료의 경우 몇 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던 것.
우선 비료를 논에 뿌릴 경우 금방 물에 녹아 그 중 대부분은 유실되고 나머지 30∼40%만 흡수됨으로써 그만큼 손실이 많았던 것. 이것은 10개의 비료공장 가운데 6∼7개 공장제품은 전부 바닷물 속에 쏟아 넣는 셈이 되는 것이다.
또 비료는 천천히 녹으면서 농작물에 필요한 성분을 조금씩 공급해야 할 텐데 한꺼번에 과다하게 줌으로써 필요성분이 처음엔 너무 많아 독해작용이 일어나고 나중엔 너무 적어 성장이 저해되는 것이다.
이번에 KIST가 개발하려는 지속성비료는 가장 많이 쓰이고 가장 많이 유실되는 요소에 고분자물질을 코팅(피복)하는 것.
농업진흥청이 유황으로 코팅한 TVA(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제품을 실험한 결과 20∼30%의 유실을 방지할 수 있었고 수확량도 통일벼 9.8%, 일반 벼는 13%나 증수되었음이 밝혀진바 있다.
또 연4∼5회 시비하던 것이 단 1회만 시비하게 됨으로써 시비 노동력을 크게 줄여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으며 유실량이 적어 수질 오염방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황으로 코팅했을 경우 경제성이 좋지 못해 실용화가 크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던 것.
그래서 이번에 KIST는 새로운 코팅 제의 개발을 시도하려는 것이다.
피복법에는 크게 회전로피복법과 유동층피복법이 있다. 미국 등지에서 쓰고 있는 회전로법은 코팅이 고르게 안 되고 비료가 잘 깨지며 전력도 많이 소요되나 KIST가 시도하려는 유동층법은 이런 결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코팅제 개발이 가장 힘든 일로 물에 잘 녹지 않으면서도 물이 들락날락 할 수 있고 또 막을 형성할 수 있는 물질이어야 하는데 KIST팀은 에틸렌 계의 고분자 화합물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유황코팅 요소비료(SCU)는 TVA에 연1만2천t 규모의 「파이러트· 플랜트」가 있고 그밖에 영국 ICI사에서 「골드-N」, 일본 삼정동력사에서 『피복화성1호』란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KIST팀은 고분자 물질에 의한 지속성비료의 개발은 새로운 미작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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