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감기 30배 늘린 차세대 성장호르몬 '주목'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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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이 차세대 성장호르몬으로 유럽 임상 1상에 성공하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독(대표이사 회장 김영진)과 바이오 벤처기업 제넥신(대표이사 성영철)은 8일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성장호르몬(GX-H9)의 유럽 임상 1상 시험이 지난달 30일 완료했다고 밝혔다. GX-H9는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 1호 지원과제다.

양 사에 따르면 한독 임상 전문가와 제넥신 과학 전문가로 구성된 TF팀은 2013년 8월 유럽 식의약국(EMA)에 GX-H9의 임상 승인을 받아 진행했다. 그 결과 8개월만에 임상 1상을 완료했다. 당초 예상보다 2달 빠른 셈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유럽에서 전임상에 이어 임상 1상까지 빠르게 진행하면서 제약-벤처 기업간 성공적인 R&D 협업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이번 임상시험은 네덜란드에서 진행했다. 건강한 성인 남성 32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기존 해외 개발제품 후보군에서 문제가 됐던 투여 부위 통증, 지방위축증, 항체 생성 등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또 혈액학적·생화학적 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것이 한독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GX-H9는 쥐·원술이 등 동물실험에서 예측한 대로 기존 1세대 성장호르몬에 비해 반감기가 30배 이상 길었다. 키 성장에 필수적인 인자 생성에도 효율적이라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성장호르몬은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3년 이상 투여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제품은 반감기가 짧아 매일 투여해야 한다. 결국 치료 기간동안 1000번이 넘게 주사를 맞아야 한다.

그동안 주사 투약횟수를 줄이기 위해 반감기를 늘리는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활성이 크게 줄어드는 문제를 보였다. 약은 몸 속에 오래 있지만 약효가 떨어져 지속형 성장호르몬 제품개발에 한계를 보인 것. 하지만 GX-H9는 제넥신의 플랫폼 기술인 '항체융합기술(hyFc)'을 적용해 성장호르몬의 활성 감소 없이 반감기를 늘렸다.

유럽 임상을 주도한 Stephen Phua 박사 “GX-H9 임상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라며 “반감기를 늘려 소아 환자가 한 달에 1회 정도만 성장호르몬을 투여해도 정상적인 키 성장을 유도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획기적인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독 김영진 회장은 “약효와 지속력을 모두 갖춘 차세대 성장호르몬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해 유럽·미국에서 다국적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라며 “글로벌 대기업을 대상으로 라이선스 아웃 작업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넥신 성영철 대표는 “임상 2상 이후에 한국 등 아시아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한 후 제품의 국내 판매 및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도 임상개발, 사업개발 그리고 마케팅 전략까지 상호협력을 통해 협력 모델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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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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