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폭행, 미국선 감옥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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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달 3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 한 취객이 난입해 심판의 목을 졸랐다. 프로야구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야구장엔 아직도 1980년대 사고방식의 팬들이 있다.

 한국의 야구 관람문화에 대해 넥센의 열성팬 테드 스미스(27·미국)에게 물었다. 그는 ‘넥통령(넥센 대통령)’이라고 불릴 만큼 야구팬들 사이에서 유명 인사다. 스미스는 “야구 역사가 120년 넘는 미국에서도 팬이 심판의 목을 조르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 테러를 시도하는 팬이 있더라도 안전요원의 제지로 그라운드에 뛰어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건 엄연한 폭력행위다. 미국에서 그랬다면 감옥에 가거나 큰 벌금을 물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만 30세로 알려진 취객은 벌금 5만원과 평생 야구장 입장 금지 처분만 받았다.

 스미스는 “‘아저씨 우대 문화’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부산 사직구장에 가면 아저씨 한 분이 늘 취해 있다. 넥센 응원단을 향해 닭뼈를 던지는데 나도 많이 맞아 봤다. 같은 좌석에 있어 얼굴도 잘 안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아무도 그 아저씨를 막지 않는다. 나이 많은 사람이니까 그냥 지켜보는 거다. 가족 단위로 야구장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안전이 위협받는다”고 했다.

 미국 얘기를 많이 했지만 스미스의 응원 스타일은 한국에 더 가깝다. 북을 치고, 스피커를 사용하는 응원을 그가 주도하고 있다. 스미스는 “한국 야구와 관람객의 수준은 상당히 높다. 다만 ‘아저씨 우대 문화’에 따른 부작용이 아쉬울 뿐이다. 광주 취객이 술 먹고 폭력을 휘두르는 아저씨들을 보고 자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넥센, NC 꺾고 선두 복귀=8일 목동 경기에서 넥센은 3-3이던 9회 말 이택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4-3 승리를 거뒀다.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넥센 박병호는 1회 비거리 140m 장외홈런(시즌 12호)을 때려냈고, 넥센은 하루 만에 선두로 복귀했다. 선발 송창현이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한화는 잠실에서 LG를 6-2로 꺾었다.

 인천에서는 삼성이 5-0으로 이기며 SK와의 3연전을 싹쓸이했다. 삼성 최형우는 0-0이던 6회 초 결승 투런홈런을 쳤다. 두산은 부산 롯데전에서 홈런 6개를 포함해 20안타를 터뜨리며 15-6 대승을 거뒀다. 두산 김현수와 홍성흔은 홈런 두 방씩을 때렸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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