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 북괴정책 견제, 대 중공 관계와 상관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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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홀브루크」의 발언은 두 가지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일본의 대 북괴 정책을 견제하자는 계산이고 또 하나는 대 북괴 정책과 대 중공관계 개선을 상관시켜서 생각하는 미국의 기본정책이다.
미국의 대 북괴 기본 정책은 남-북한 교우승인이다.「키신저」가 제안했던 4자 회담·6자 회담도 교우승인 원칙에 따른 것이다. 미국이 이 같은 교우승인 정책을 추진하면서 가장 걱정하는 것은 일본의 독주다.
만약 일본이 미국을 훨씬 앞질러서 단독으로 북괴와 관계를 개선해 버리면 중공과 소련이 한국을 교차 승인할 이유가 없어지고 미국의 정책은 시련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미국은 일본이 대 북괴정책에서 독주하는 것을 견제할 필요가 있는 것이며 그것이 「홀브루크」의 선언으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은 북괴에 대한 정책과 중공과의 관계개선 정책을 분리시켜서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의 정통한 소식통은 중공이 북괴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간주한다.
그러한 현실적인 예로서 지금 북괴가 소련과 동구 쪽에는 유학생조차 거의 보내지 않고 있는데 비해 중공에는 상당수의 유학생과 기술자를 보내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북경교외에는 75년 김일성의 북경 방문을 기념하는 중·조 우호 인민공사까지 세워져 있다. 「밴스」장관이 이번 중공방문에서 중공과의 관계개선에 큰 성과를 거두면 그것이 북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미국 측은 계산하고 있다. <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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