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자금-이틀동안에 천7백억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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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아파트」 및 신주청약 등 투기대상을 따라 단기적으로 쏠려 다니는 시중의 유휴부동자금이 2천억원 선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7, 18일 주식의 일반공모매출청약을 마감한 대우개발 등 4개 공개업체에 몰린 청약자금은 1천1백84억3천8백만원으로 시중 유휴투기자금의 규모는 이날 공개추첨이 실시된 한양「아파트」의 5백87억원과 합치면 1천7백72억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통화량(4월말 현재 1조6천3백75억원)의 11%에 달하고 있다.
이들 자금의 중개역이 되고 있는 증권사회와 단자회사 등 관련업계에서는 부가가치세 실시와 금리인하를 앞두고 환물 투기현상이 생겨 가계마다 약간씩 남아도는 여유자금이 일시에 동원된 것으로 분석, 통화당국이 적절한 흡수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시중 자금수급의 균형을 깨뜨려 물가를 교란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약2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시중유휴자금 중 가계여유자금이 1천억원, 기업의 일시여유자금이 5백억원, 사채시장에서 흘러 들어온 자금이 5백억원 정도로 이들 자금가운데 절반은 평소 단자회사 및 은행의 단기예금이나 투자신탁회사의 수익증권으로 예치되어 있다가 투기대상이 나타나면 교차적으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에 당국에서 적당한 투자대상을 늘려주면 산업화자금으로 돌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투자규모가 1백억원씩 되는 5개 시중은행의 유상증자에 민간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당을 올리고, 공개규모가 1백억원이 넘는 대규모업체의 공개를 서두르면 상당한 자금을 흡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있다.
또 발행시장 및 「아파트」의 청약방법이 투기를 조장하고 있으므로 근본적인 제도개선도 시급하다고 요청하고 있다.
강성진 삼보증권사장은 『경제성장과 함께 개인소득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가계의 여유자금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단순한 저축장려만으로는 이들을 흡수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지적, 『경제가 발전한 만큼 투자자의 관심을 끌만한 투자대상을 당국에서 다양하게 일반에 제시할 수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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