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교육 대개혁」 단행-「전후교육」청산, 새시대의 인간상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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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후 30여년을 맞아 일본에선 국민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개혁운동이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다. 일본 문부성은 최근 소학교(국민학교)와 중학교의 교육내용을 대폭으로 바꾸는 새 학습지도요령에 관한 지침(안)을 제시하고 새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세대의 인간상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 지침에 따르면 학습의 부담을 줄여 여유 있고 충실한 학교생활을 도모하고, 폭넓은 지식보다는 실용위주의 실속 있는 지식에 초점을 맞추며 교사의 창의성에도 한결 융통성을 부여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교육의 모색은 우리의 반성을 자아내게 하는 점도 없지 않아 여기 그 줄거리를 살펴본다. <동경=김경철 특파원>
새 「학습지도요령안」은 현행의 경우에 비해 수업시간이 10%쫌 줄어들고 전 교과내용을 기초적 사항으로 정리해 학습부담을 평균 20∼30% 감축한다는 데에 초점이 있다. 그 중에도 국어의 작문지도와 산수의 기초적 계산력에 있어서는 종래보다 훨씬 중요시한 점은 두드러진 특징이다.
개정안은 ①인간성이 풍부한 아동의 육성 ②각 교과내용의 정선 ③수업시간의 감축 ④기준의 명확화 등의 지침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이것은 종래의 학교교육이 지식의 과중한 주인에만 치우쳤던 것에 대한 반성으로 제시된 것이다.
우선 각 교과의 목표와 내용을 보면 각 학교에서 지도하는 중핵적 사항만을 밝히고 학습지도에 있어서는 교사의 창의성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국·중교의 교육이 더욱 일관성 있도록 모든 교과내용을 기초적인 것으로 정선, 각 교과의 단원을 통합하고 개선했다.

<국민학교>
▲국어=국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 내용에 있어 현행은 듣기·말하기·읽기·쓰기로 구분돼 있으나 표현과 이해의 두 영역에 있어서 지도의 탄력화를 꾀한다. 따라서 작문지도의 시간수 비율을 30% 정도로 늘려 작문력의 향상을 시도한다.
▲사회=사회생활의 기초적 이해를 꾀하고 국토와 역사(일본의)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기르며 공민적 자질의 바탕을 기르는데 목포를 둔다.
5학년 「산업」학습에선 각종산업의 망라를 피하고 농·수·공업의 기본문제만 다루되 특히 수산업의 중요성을 이해시킨다. 6학년의 「세계지리」를 삭제하고 역사학습에선 암기학습방식을 지양하여 역사상 인물이나 문화유산 중심으로 지도 한다.
그리고 자원의 중요성을 이해시키기 위하여 1학년에서 『물·전기·「가스」의 구실』을 다룬다.
▲산수=수학적인 사고를 기르며 수량과 도형에 관한 기초적 지식과 기능을 몸에 베도록 익히게 함을 목표로 한다. 어린이에게 이해가 곤란한 것 즉 「수와 계산」의 단원에서 등식의 성질(4학년) 음수(6학년) 계산법칙의 조사(동) 등을 삭제하고, 「양과 측정」 단원에선 기둥의 부피 구하기(6)를 삭제하고, 「도형」단원에선 회전체(6) 대칭위치(5) 등을 각각 중학과정으로 이월시킨다.
그밖에 집합에 관한 내용과 기호 및 수량 단원은 삭제하거나 고학년에서 다루게 한다. 「아르」「헥타르」「밀리리터」「킬로리터」「밀리그램」「톤」등 고도한 단위는 6학년에서 몰아서 가르친다.
▲잇과=자연의 직접 경험과 자연애의 육성을 목표로 한다. 저학년의 지도는 언어 수량 조형 등에 관한 모든 활동과의 연관을 중요시하고 합과적 지도가 되도록 한다. 「세포와 핵」「수용액의 중화」「지구의 모양과 움직임」등 고도의 과학적 지식을 필요로 하거나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것 및 재료입수가 곤란한 것은 삭감한다.
▲음악=음악애호심의 육성을 목표로 한다. 단원을 표현과 감상의 둘로 정리 통합했다. 2학년까진 청창을 위주로 하고 3∼6에서 시창을 익힌다. 학년마다 3곡씩 있는 가창은 삭제하고 현행 7곡의 청창은 4곡으로 제한한다.
▲기타=도덕교육은 학교 교육활동의 전체를 통하여 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인간관계를 심화하고 가정이나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갖도록 일상생활의 기본적 행동양식을 철저하게 지도한다.
도덕적 실천력의 육성을 위해서는 인사하는 법·예의·정리정돈 등 실제문제를 행하도록 가르치며 오늘의 사회상황에서 강조할만한 덕성으로서 자연애와 향토애를 높인다.
또 학교행사로서 「근로·생산적 행사」를 베풀고 체험학습의 충실을 꾀한다.

<중학교>
▲국어=국어의 바른 이해와 표현능력을 높이고 언어감각을 풍부히 하며 국어를 존중하는 태도를 기르는데 목표를 둔다. 지도를 탄력성 있게 하기 위해 지도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기재하지 않는다. 충실한 작문지도를 위해 시간 수를 20∼30%정도 늘린다. 새로 배우는 한자는 1학년에서 2백50내지 3백자, 2학년=3백∼3백50자, 3학년=2백∼3백자.
▲사회=넓은 시야에서 일본의 국토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지리는 세계지리를 일본지리에 앞서 가르치나 일본과의 관계가 희박한 지역은 대폭 간략화하고 세계사도 밀접하게 연관 있는 것에 한한다. 「공민」분야에서는 학문적인 계통성 보다 구체적 사례에 치중한다. 경제관계도 개론의 인문학술이나 전문용어를 피하고 소비생활중심의 경제활동을 두루 살피는 정도로 한다.
▲수학=수학적 표현이나 처리 방법에 관한 능력을 높이고 그 활용도를 기른다. 수의 집합에 의한 구조(2학년) 도형의 위상적인 취급(3) 등 추상적으로 다루기 쉬운 내용은 삭제하고 역함수(3) 표준편차(3) 순열조합(2) 등은 고등학교 과정으로 이월한다. 도형의 논증적 취급은 2학년 이후로 하고 l학년에선 직관적 취급 중심으로 한다.
▲이과=관찰과 시험을 통해 자연을 살펴보는 능력과 태도를 육성하는데 목표를 둔다. 물체가속도 운동 가운데 「제2의 법칙」(3) 「이온」반응 중 「반응식」이나 「이온원자구조」(3) 등은 삭제하고 지구크기의 측정방법이나 동·식물의 분포 천이 같은 막연한 것도 삭제한다. 오히려 일상생활에서 자원과 「에너지」의 효용에 관해 이해시키고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음악=가창·공통교재를 11곡에서 8곡으로 줄이고 일본가요를 통해 일본 색을 더 짙게 한다.
▲미술·가정=남녀차별 비판이 높은 점을 지양, 남녀가 서로 같은 단원을 이수할 수 있게 한다. 목공·금속·기계·재배·식물·주거·보육 등 17개 단원 중에서 5∼7개를 선택해 이수케 하고 학습위주로 한다.
▲외국어=외국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기초능력을 기르고 외국인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이해시킨다. 문법사항은 현행 21항목에서 13항목으로 줄인다. 새로 배우는 단어는 각 학년에 3백∼3백50으로 총9백∼1천 어로한다. 기초중시의 관점에서 문형의 종류를 현행 5종37에서 5종22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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